이봉원→장동민·유세윤, 화려해진 ‘부코페’ 비결은? “헌신·구걸·친목”[종합]
2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이들스에서는 제 1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는 조직위원회 김준호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최대웅 조광식 부집행위원장, 김대희 이사 등 총 25명이 참석했다.
오는 23일 오후 7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개막하는 ‘부코페’는 국내 최정상급 개그맨들과 9개국 해외 코미디언,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100여명의 코미디언이 참석한다.
김준호는 “10회까지만 해도 페스티벌을 인지하는 분들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에 부산 갔더니 페스티벌때문에 온 줄 알고 있더라. 이름이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서 자원봉사자 발대식을 했는데 경쟁률 3대 1, 4대 1로 지원해서 70여명을 뽑았다. 그만큼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12회 ‘부코페’는 영상 분야에 저변을 넓힐 예정이다. 장항준 감독과 함께 코미디 영화제를 여는 것. 김준호는 “1회부터 오프라인과 영상을 함께 가려고 했는데 예산문제로 더뎌졌다”면서 “전유성 명예위원장, 장항준 감독과 함께 영화에 터치하려고 한다. 코미디언들이 영화 쪽에 진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재다능한 재능들을 조금 더 펼칠 수 있도록, 조율해가며 플랫폼을 키워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1회부터 지금까지 ‘부코페’의 집행위원장으로서 노력하고 있는 김준호는 “위원장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나타나질 않는다. 내부에서 많이 고민 중이다. 변화하고 싶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조직위 임원들이 한번도 월급을 받은 적이 없다. 국가 예산을 받지만 그건 콘텐츠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3회에서 송은이 선배가 총연출을 해준 적 있다. 위원장 해주면 안되냐고 몇차례 이야기 했는데 ‘네가 해라’라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 ‘부코페’에 준비된 공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먼저 오는 23일 오후 7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장동민, 유세윤이 MC를 맡으며 코요태, 뉴진스님, 임우일 등 화려한 라인업이 예고됐다.
이에 대해 최대웅 부집행위원장은 “(라인업은) 김준호의 헌신적 섭외의 결과”라며 “코요태는 말도 안되는 출연료에 내려와주기로 했다. 제가 ‘부산에 그 가격엔 못 온다’고 했었는데 김종민과 친해서 출연하게 됐다. 감사하다”고 섭외 비하인드를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뉴진스님에 대해서는 “작년에 뉴진스님이 길거리 오픈 콘서트를 했다. 저희가 홀대했는데 1년 사이에 그렇게 뜰 줄 몰랐다”면서 “그 사이 몸값 비싸졌는데 기꺼이 와준다. 코미디언들을 말도 안되는 출연료에 섭외했다. 한 가족이란 생각에 달려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대희는 “장동민, 유세윤은 ‘독박투어’ 갔다가 김준호가 ‘도와줘라. 할 사람이 없다’고 구걸하다시피 했다”며 김준호의 헌신적 노력을 언급했다. 김준호는 “지난해 신동엽 선배가 ‘다음회 사회를 보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석달 전에 연락이 오셔서 그날 녹화가 3개인데 미룰 수 없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내년에 와주시기로 했다. 13회 ‘부코페’ 사회는 확정”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한민국 코미디 레전드 이봉원은 9월 1일, 폐막식 무대에 앞서 데뷔 40주년 기념 이봉원 리싸이틀을 연다. 김학래, 이경래, 이경실, 전유성, 최양락 등 대한민국 코미디계의 기둥들이 모두 모인다.
김준호는 이봉원의 공연을 기획인 이유에 대해 “저희는 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1회부터 임하룡, 최양락 선배님 등 선배님들을 모셨다. 이봉원 선배님의 데뷔 40주년을 맞아 헌정쇼를 해주셨으면 했는데 흔쾌히 맡아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에서 선후배간의 연결이 중요하다. 페스티벌서 코미디 선후배들의 교류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봉원은 “어느새 ‘부코페’가 12년이 됐다. 뿌듯하고 격려를 보낸다. 이 쇼 자체가 커지고 볼거리가 많아졌다. 3년 전 최양락도 40주년 공연을 했다. 저한테도 부탁하길래 감사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하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잘 것 없지만 그리워하실 내용 위주로 하려고 한다. 전유성, 최양락, 이경실, 이경래 등등과 함께 과거 코너를 하면서, 토크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봉원 리사이틀에서는 과거 큰 사랑을 받았던 ‘시커먼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대웅 부집행위원장은 “(이봉원의 파트너였던) 장두석 형님이 얼마 전 소천하셨다. 그 자리를 어떤 분이 메울지 기대해달라”면서 “‘시커먼스’를 지금 제대로 하면 인종차별 문제가 있다. 그래서 ‘속시커먼스’로 바꿨다”고 덧붙여 기대를 높였다.
이봉원은 또 “(데뷔 당시) 코미디 프로그램이 엄청 많았다. 그런데 2000년대 버라이어티가 부흥하면서 점점 퇴색됐다. 얼마전엔 ‘개그콘서트’마저 폐지되기도 했었다. 버라이어티쇼 같은 것은 누가해도 할 수 있는 거다. 코미디언은 능력을 보여주며 웃겨야 하는데, 그러려면 무대가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코미디가 위축된 것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어 “‘부코페’가 자리잡으면 그걸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과거 이주일, 구봉수 선배 등과 후배들이 같이 꽁트를 했었다. 선배들과 후배들이 같이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대한민국 코미디의 발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유튜브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메타코미디는 올해 ‘부코페’에서 만담 공연 ‘만담어셈블’을 준비했다. 공개 코미디 경력만 도합 100년이 넘는 중견 개그맨 박성호, 김원효, 김재욱, 정범균, 이종훈은 ‘쇼그맨’을 통해 현장감 넘치는 무대를 선사한다.
김승진, 김민기, 홍윤화, 김영, 이수빈은 개그 연극 ‘투깝쇼’를 선보인다. ‘투깝쇼’는 두 형사가 절도범을 잡기 위해 잠입 수사를 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로 만들어가는 개그 연극이다. 애드립과 관객 참여형 구성으로 흥미를 더한다. 옹알스는 대학로 공연으로 시작해 22개국 47개 도시투어를 하며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오는 23일 오후 7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개막하는 ‘부코페’는 국내 최정상급 개그맨들과 9개국 해외 코미디언,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100여명의 코미디언이 참석한다. ‘부코페’는 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 1일까지 10일간 부산 전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서 예매할 수 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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