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안, 국회 통과…대통령실 "오물 탄핵"(종합2보)
이진숙 "헌재서 부당함 알릴 것…악순환 끝내겠다"
이진숙 직무 복귀 여부, 헌재 탄핵심판 결정에 달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재적의원 188인 중 찬성 186인, 반대 1인, 무효 1인으로 통과시켰다. 여당 의원들은 표결이 시작된 후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에 전원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탄핵소추안 통과로 이 위원장의 직무는 즉각 중단된다. 이 위원장은 추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판단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헌재가 탄핵 인용 결정을 할 경우 이 위원장은 직에서 파면되고, 기각 결정이 나올 경우엔 즉각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앞서 야5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은 1일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이 밝힌 이 위원장 탄핵소추 사유는 △방통위 상임위원 2인 체제 운영에 따른 방통위법 위반 △공영방송 이사선임 관련 자신에 대한 기피신청 의결 참여 △상임위원 2명만 참여해 공영방송 이사선임 등이다.
대통령실 “하루 근무하며 무슨 중대한 헌법 위반 했다는 거냐”
탄핵소추안 대표발의자인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표결에 앞서 제안설명을 통해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헌법정신을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윤석열정권의 언론탄압을 막아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며 “방통위를 정부 거수기로 전락하게 한 이진숙 위원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위원장은 첫 출근을 하며 가죽장화를 신고 나타나 업무보도고 받지 않은 상황에서 공영방송 이사선임을 강행했다”며 “공영방송을 군홧발로 짓밦던 19080년대로 돌아가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과 이 위원장은 강력 반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헌정사상 유례없이 취임 단 하루 만에 신임 위원장을 탄핵을 꺼내 들었다”며 “근무 단 하루 동안 대체 어떻게 중대한 헌법 또는 법률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는 건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모한 탄핵이야말로 반헌법적, 반법률적 행태”라며 “야당의 탄핵 소추에 맞서 이 위원장은 당당히 헌재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 2인 체제 책임공방…與 “야당 탓” vs 野 “尹 탓”
야당이 22대 국회 들어 9건의 탄핵소추안 발의를 한 것에 대해새도 “북한이 오물풍선을 보내는 것과 야당이 오물 탄핵을 하는 것이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야당의 횡포는 윤석열정부 발목잡기를 넘어 대한민국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 위원장도 별도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하며 헌재의 탄핵심판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탄핵소추-자진사퇴의 악순환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 이제는 이러한 악순환을 끝내야 할 때”라며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횡포에 당당히 맞서고자 한다. 탄핵소추의 부당함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도 “헌재가 조속히 엉터리 탄핵소추를 심판해 민주당의 갑질에 경종을 울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표결을 앞두고 여야는 방통위 2인 체제의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야당 몫 상임위원 2인을 추천하지 않은 민주당이 방통위 2인체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현재의 2인 체제 해소는 민주당이 야당 몫 위원 2명에 대한 추천을 하면 해결된다”며 “원인 제공자가 적반하장격으로 탄핵을 하는 형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지금 바로 2인 체제 문제 해소할 수 있도록 방통위원울 추천해 달라”며 “그래야만 야당이 그토록 문제 삼는 방통위 2인 체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은 지난해 야당이 방통위원으로 추천한 최민희 의원(현 과방위원장)을 7개월 넘게 임명하지 않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며 “대통령 본인이 마음에 안 든다고 임명도 안 하는데 그런 사람을 어떻게 믿고 추천하나”고 반문했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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