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운하 투자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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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국에선 운하(運河) 건설 '붐'이 일었다.
적절한 자본만 유치한다면 방대한 토지를 활용해 운하를 짓고, 오가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운하 건설에 뛰어들었다.
오늘날 영국에 7600㎞에 달하는 운하가 건립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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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국에선 운하(運河) 건설 '붐'이 일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빠른 물류망에 대한 필요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건설에 가장 적극적인 계층은 귀족이었다. 당시 귀족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신흥 세력인 자본가들이 공장을 통해 부를 축적하자 신분제에 서서히 금이 갔기 때문이다. 운하는 귀족에게 돌파구나 다름없었다. 적절한 자본만 유치한다면 방대한 토지를 활용해 운하를 짓고, 오가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프랜시스 에저턴 공작은 워슬리와 맨체스터를 잇는 '브리지워터 운하'를 1761년 개통했다. 66㎞ 길이 수로에 석탄을 실은 30t짜리 선박이 오갔고, 그는 당시 8만파운드(약 4926억원)에 달하는 부를 축적했다. 너도나도 운하 건설에 뛰어들었다. 수익은 짭짤했다. 수익률은 연간 13%에 달했고, 최고조로 높을 때는 24%를 달성했다. 오늘날 영국에 7600㎞에 달하는 운하가 건립된 이유다. 운임 하락은 산업 발전을 촉진했다. 석탄 가격은 7~8실링에서 3~4실링으로 반값으로 떨어졌다. 운하라는 단어가 붙는 투자자 모집에는 돈이 몰렸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운하 산업에 치명타를 안긴다. 낮은 석탄·철강 값이 철도 산업에 경제성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1850년대 후반이 되자 영국 전역에 1만6000㎞에 달하는 철도망이 구축됐고 운하는 그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
카를로타 페레스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명예교수는 모든 산업은 침투기, 열광기, 붕괴기, 황금기, 성숙기를 거친다고 분석한다. 운하, 증기, 강철, 석유, 정보화로 이어지는 산업기술 혁명에는 어김없이 파동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아마도 현재는 인공지능(AI) 혁명 중일 것이다. 과도한 컴퓨팅 파워에 대한 투자, 자본 이익에 대한 기대감은 운하 투자처럼 명암을 동시에 보여줄 것이다. 기술 혁신의 파동 속에서는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인식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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