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신입 회원국 독일...5년 전엔 거절 왜?

김민관 기자 2024. 8. 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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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18번째 유엔사령부(유엔사) 회원국으로 가입했습니다. 이탈리아가 탈퇴했다가 2013년 재가입한 이후 11년 만에 탄생한 신입 회원국입니다.

독일은 2019년에도 유엔사 가입을 시도했지만 우리 정부의 반대로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북 대화 국면이 무르익는 상황 속에서 문재인 정부는 독일의 유엔사 가입이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독일의 유엔사 가입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오늘(2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의 유엔사 가입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폴 러캐머라 유엔군 사령관은 개회사를 통해 독일의 유엔사 합류가 국제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오늘부터 우리는 평화롭고 안정적인 한반도, 동북아시아, 인도 태평양을 위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우리 모두는 '힘의 법칙(The law of the power)이 아닌 규칙의 힘(the power of law)을 믿는다"며 "독일이 유엔사에 합류해 한반도의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평택 캠프 험프리스 유엔사 연병장에서 열린 독일의 유엔군사령부 가입 기념식에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이 폴 러캐머라 유엔사사령관에게 독일 국기를 건네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념사를 마친 뒤 유엔사 회원국 깃발 사이에 독일 국기를 함께 도열하는 제식이 진행됐습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으로부터 독일 국기를 건네받은 러캐머라 사령관은 기존 17개 유엔국 깃발 사이에 독일의 깃발을 함께 도열했습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한국군은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다는 정신으로 하나의 깃발 아래 계속 싸울 것이며, 유엔사 회원국과의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독일은 1954년 5월부터 1959년 3월까지 부산에 적십자병원을 운영하며 환자 22만7250명을 치료하고 산모 6025명의 분만을 도왔습니다. 파견 의료진은 한국인 의사와 간호사를 양성해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그러나 독일은 의료지원단이 휴전 후 도착했다는 이유로 지원국 명단에서 빠져있다가 2018년 의료지원국으로 새롭게 지정됐습니다.

독일의 유엔사 가입은 의료지원국 지정 다음 해인 2019년부터 논의됐습니다. 당시 미국은 유엔사 확대 차원에서 독일을 참여시키려 했고 독일도 이를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의 반대로 독일의 가입이 거절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북 대화 국면이 무르익는 상황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던 문재인 정부는 정전협정 체제의 상징과도 같은 유엔사의 확대를 반대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출범 즉시 '유엔사 역할 강화'에 힘을 실었습니다. 유엔사가 한반도 유사시 자동으로 한국을 돕는 역할을 하는 만큼 회원국 확대는 안보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독일의 유엔사 가입 결정을 축하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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