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빨리 왔더라면” 폐건물 답사 중 시신 발견한 유튜버

이혜진 기자 2024. 8. 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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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튜버가 사람이 살지 않는 빌라를 답사하던 중 우연히 주차된 차량에서 사람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한 유튜버가 사람이 살지 않는 빌라를 답사하던 중 우연히 주차된 차량에서 사람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1일 유튜버 ‘도사우치’는 ‘[실제상황]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지난달 30일 실시간으로 방송된 내용을 편집해 올린 것으로, 당시 이 유튜버는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에서 지인과 함께 빌라로 보이는 폐건물을 답사하던 중 주차된 차량 안에 있는 사람을 발견해 이상한 느낌이 들어 영상으로 담았다고 한다.

당시 유튜버는 폐빌라 뒤쪽 공터에서 흰색 차량 한 대를 발견했다. 차량은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난 길을 지나 큰 나무 아래 주차된 상태였는데 이를 발견한 유튜버는 “왜 저 구석에 굳이 차를 주차하고 있을까. 앞 쪽에 주차해도 되지 않나”라며 의문을 표했다. 의문이 생긴 두 사람은 차량으로 다가갔고, 지인이 조심스럽게 차량 내부를 살펴보며 문을 두드려봤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운전석 창문을 들여다본 지인은 깜짝 놀라 달아나며 “사람이 있어”라고 외쳤다.

이에 유튜버 역시 차량에 다가가 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이 없자 지인에게 신고하자고 했다. 그는 “느낌이 이상하다. 내가 봤을 때는 돌아가신 것 같다”며 “저 차를 딱 보는 순간부터 느낌이 너무 안 좋았다”고 했다.

유튜버는 이때부터 경찰 수사를 받을 때 되레 의심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증거를 남기기 위해 실시간 방송을 켜 상황을 설명했다. 유튜버는 차량 안에 있는 사람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한번 차량에 다가갔지만 차량의 선팅이 너무 짙어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웠고 차 문을 수차례 두드리고, 차 문을 직접 열어봐도 열리지 않았다.

한 유튜버가 사람이 살지 않는 빌라를 답사하던 중 우연히 주차된 차량에서 사람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결국 두 사람은 경찰과 소방에 이를 신고했고, 신고 약 7분 만에 경찰과 소방당국이 도착했다. 구급대원은 차량 내부를 확인한 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차 문을 강제로 열었다. 차량 내에서는 시신 1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유튜버에게 시신 발견 경위를 캐물었고 유튜버 역시 자세히 답변했다고 한다. 유튜버는 “제발 아니기를 바랐지만, 이미 고인이 되신 후였다”며 “답사를 조금이라도 빨리 와서 살아계셨을 때 발견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아쉬움이 가시질 않는다”고 했다.

영상이 올라온 후 사망자의 지인으로 보이는 네티즌은 댓글로 “제 친구가 오랜 시간 외로울 뻔했는데 발견해주셔서 감사하다. 3주 전이 친구랑 마지막 통화라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며 “덕분에 좋은 곳에 잘 묻어주었다”고 전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긴 시간 외롭게 계시기 전에 발견해 다행이라 생각한다” “정말 좋은 일 하셨다” “너무 외진 곳이라 유튜버님 아니었으면 발견이 안 됐을지도 모르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발견하신 분들 놀라셨을 텐데 몸과 마음 잘 추시르시길 바란다” “돌아가신 분이 부디 이승에서 안 좋았던 일은 다 잊으시고 마음 편히 영면하시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튜버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 마쳤다. 유독 차량이 있던 쪽으로 시선이 가서 운전석을 들여다보니 선팅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 형체가 다소곳이 누워 있었다. 주무시고 계시는 걸지도 모르지만, 혹시 몰라 경찰에 신고했다”라며 “친구분이 장례 절차도 끝났다고 댓글을 남겨주셔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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