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석수선의 디자인 경영 이야기…중동 관광객과 'K할랄'

성도현2 2024. 8. 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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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 팀은 독자 제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석수선 디자인전문가(영상예술학박사). 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한예종·경희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

무슬림 인구의 급증에 따른 할랄 시장의 성장

무슬림 시장은 중국을 대체할 잠재력을 가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Global Muslim Travel Index 2024' 등 다양한 시장 분석 보고서는 올해 이 시장의 규모를 약 2천767억 달러로 추정했다.

2034년까지는 4,176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라 올해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3.6%에 이른다.

무슬림 인구의 주요 거주지는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지역이지만, 최근 들어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할랄'(halal)은 무슬림 생활 전반에 걸쳐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음식에 국한되지 않고 화장품, 의약품, 가전제품 등 일상생활에서 무슬림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포함한다. 최근에는 무슬림 소비자뿐만 아니라 비(非) 무슬림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할랄 제품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해 그 수요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할랄 시장은 2019년부터 연평균 6.2%씩 성장해왔다.

이러한 성장은 무슬림 인구의 급증과 맞물려,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무슬림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개발돼 할랄 시장의 잠재력은 더욱 향상되고 있다.

'할랄 인증 한우에요'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9일 강원 춘천시 남이섬에서 주한 이슬람권 외교관 초청 국내 첫 할랄 인증 한우 시식회가 열려 참석인사들이 한우를 시식하고 있다. 2019.4.9 hak@yna.co.kr

할랄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슬림 인구의 증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에 따른 소비력 상승,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이슬람 율법을 중시하는 문화적 정체성에 기반을 둔 소비 시장의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다자녀 출산이 미덕인 문화의 영향으로 소비의 주체가 되는 젊은 층이 증가했으며,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가 부모 세대가 되면서 여행이나 웰니스 등의 소비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 발달에 따른 관광 정보의 확대와 무슬림 친화 시설과 서비스 확충도 이런 트렌드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종교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도 연관이 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은 할랄 인증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할랄 시장의 성장을 더욱 촉진하는 요인이 됐다.

필자는 무슬림 인구의 증가와 함께 할랄 시장의 확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는 글로벌 사회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할랄 마크 찍힌 불닭볶음면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할랄산업엑스포코리아를 찾은 관람객이 다양한 할랄 가공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2019.8.1 jin90@yna.co.kr

한류에 빠진 무슬림-무슬림 관광객의 급증과 한국 관광 산업의 대응

2024년 전 세계 무슬림 관광객 수는 약 1억 6천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지출액은 약 2천250억 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무슬림 관광 시장의 놀라운 성장세와 변화는 관광 산업에서 무슬림 관광객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에서도 방한 무슬림 관광객의 증가 추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2019년, 한국을 찾은 무슬림 관광객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고, 2023년에는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명동 찾은 무슬림 관광객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무슬림 관광객이 거리를 걷고 있다. 이날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은 총 98만5천858명으로 전년 보다 33% 늘었다. 전체 방한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나 기도실, 식당 등이 부족해 무슬림들이 한국을 불편없이 관광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7.8.21 jieunlee@yna.co.kr

이러한 증가는 무슬림 관광 시장의 빠른 성장과 회복을 나타내며 지속적인 한국의 무슬림 친화적인 인프라 확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은 무슬림 관광객을 위해 할랄 음식점, 기도실 등의 인프라를 지속해 확충하고, 서울의 이태원 등지에는 할랄 음식 거리가 조성돼 무슬림 관광객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K-pop과 K-드라마 등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콘텐츠에서 간접 경험한 한국 패션이나 음식, 편의점 문화 등을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무슬림 관광객의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K-푸드페어' 농림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K-푸드페어'에서 열린 김치 담그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농림식품축산식품부 제공)

하지만, 문화적, 종교적 차이가 큰 무슬림 관광객은 다른 문화권의 관광객에 비해 많은 제약을 받는다. 이슬람 율법상 무슬림은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할랄'(halal)에 매우 민감하다. 관계 당국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무슬림 관광객에게 더 나은 여행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의 종교와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많은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한국의 무슬림 친화 시설과 할랄 인증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와 방법도 매우 부족하다.

무슬림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해 겪는 제약을 줄이고, 보다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한국 관광 산업의 중요한 과제다.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관광 명소와 문화 콘텐츠가 무슬림 관광객들에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무슬림 관광객들에게 더 나은 여행 경험을 제공하고,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할랄 요리까지 완비' (강릉=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강원 강릉시 강릉원주대학교에 마련된 선수촌 식당에서 한 선수가 음식을 둘러보고 있다. 2024.1.18 ksm7976@yna.co.kr

이러한 노력은 우리나라가 무슬림 친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경제적 이점도 함께 가져올 것이다. 좀 더 세심한 관점으로 무슬림 관광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의 관광산업이 무슬림 관광객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앞으로 무슬림 관광객이 한국에서 더 많은 문화적 경험을 쌓고, 우리나라 일상을 즐기며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 : 이세영·성도현 기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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