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금요일' 코스피 4년만에 최대 낙폭…시총 78조원 증발(종합2보)
SK하이닉스 10% 내려 '13년만에 최고 하락률'…"조정폭 과도"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코스피가 2일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에 하루 사이 100포인트 넘게 반납하며 2,700선을 하향 이탈하면서 2,670선까지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1.49포인트(3.65%) 내린 2,676.19로 집계됐다.
하락률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약 4년 만에, 지수 하락폭은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이후 4년 5개월여만에 가장 컸다.
지수는 전장 대비 58.29포인트(2.10%) 내린 2,719.39로 출발해 개장 직후 잠시 2,72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장중 111.28포인트(4.00%) 내린 2,666.40까지 떨어지는 등 마디선을 차례로 반납했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은 2천189조7천689억원으로, 전날(2천268조4천120억원)에 비해 78조6천430억억원가량 줄었다. 하루 동안 시총 감소 규모로는 2020년 3월 19일(89조6천19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크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4.65(27.16%) 상승한 21.77로, 2022년 10월 31일(21.97) 이후 약 1년 9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코스피 급락세는 전날 미국시장에서 7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6.8로, 시장 예상치(48.8)를 크게 하회하면서 경기 침체 공포감이 커진 영향이다.
전날(1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급락한 데 이어 이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5.81%, 대만 가권 지수는 4.43%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천466억원, 기관은 7천79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1조6천22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서 1조9천201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8월 2일(2조2천952억원 순매도) 이후 가장 큰 매도 규모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0원 오른 1,371.2원에 거래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는 9월 금리 인하가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라며 "9월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며 선반영된 상황에서 경기둔화 지표는 더 이상 금리인하 기대감이 아닌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금융위기 수준이 아니라는 점, 한국은 수출 성장을 기반으로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 등 펀더멘털 증가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조정폭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 상승을 견인한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주들이 줄줄이 급락하면서 국내 최대 수혜주인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0.40% 폭락한 17만3천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2011년 8월 18일(12.24%)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으로, 주가는 지난 5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한미반도체(-9.35%), 삼성전자(-4.21%) 등 반도체주가 동반 폭락했다. 삼성전자의 낙폭은 2020년 6월 15일(4.59%) 이후 약 4년2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이외에도 신한지주(-5.93%), KB금융(-5.78%), LG전자(-4.44%), 기아(-4.46%), 현대차(-3.75%) 등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급락세를 겪었다.
시총 상위 20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0.75%), 삼성SDI(0.75%) 2개로 최근 주가가 부진했던 이차전지 업종이 지지력을 보여줬다.
업종별로는 통신업(0.53%) 외에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기계(-5.42%), 전기전자(-4.77%), 증권(-4.43%), 보험(-3.54%), 운수장비(-3.48%), 건설업(-3.39%), 의료정밀(-2.99%), 섬유의복(-2.92%) 등 낙폭도 컸다.
코스피 시장에서 내린 종목은 868개이고, 오른 종목은 58개뿐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20포인트(4.20%) 내린 779.3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1월 13일(774.4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하락률은 2022년 9월 26일(5.07%) 이후 1년10개월여만에, 지수 하락폭은 지난해 7월 26일(39.33포인트)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컸다.
지수는 14.08포인트(1.73%) 내린 799.45로 출발해 장중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1천507억원, 89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2천445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이 0.43% 강세를 보였으나 대부분 종목이 급락했다.
테크윙(-14.69%), 이오테크닉스(-8.42%), HPSP(-7.27%), 리노공업(-6.00%)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일제히 무너졌고 알테오젠(-7.52%), 셀트리온제약(-8.91%), 리가켐바이오(-5.22%), 휴젤(-4.46%) 등 제약주들도 급락세를 보였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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