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식·단체전 메달의 비결은?...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남다른 케미

최이재 2024. 8. 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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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2024 파리 올림픽 복식, 단체전에서 대거 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그들이 메달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케미 덕분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오예진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을 때 같은 한국 선수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웠고, 누가 금메달을 땄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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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 '구토'까지 한 김원호, 정나은에게 "너에게 맡기겠다"
임종훈과 신유빈, 서로 "네 덕분"이라며 공 돌려
김예지, 오예진에게 "내 막냇동생"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4강전에서 김원호-정나은 조가 서승재-채유정 조를 세트스코어 2-1(21-16, 20-22, 23-21)로 누른 후 기뻐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2024 파리 올림픽 복식, 단체전에서 대거 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그들이 메달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케미 덕분이었다.

먼저 김원호(삼성생명)와 정나은(화순군청)은 1일(현지시간) 배드민턴 혼성 복식에서 세계 2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를 2-1로 꺾으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들이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힘든 순간 서로의 힘이 되어줬기 때문이다.

이날 강렬한 스매시를 연신 날리던 김원호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있었다. 메디컬 타임을 요청한 김원호는 비닐주머니에 구토까지 했다. 김원호는 이때 정나은을 불러 "너한테 맡기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의지했고 정나은은 "괜찮다. 약해지지 말고 숨을 크게 쉬어라"라며 그를 안심시켰다.

김원호는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후반에 고비가 있었지만 (정)나은이가 옆에서 잘 다독이면서 이끌어줘서 힘을 낼 수 있었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뛸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정나은은 "오빠가 나를 믿고 하겠다고 했다. 조금은 부담이었지만 그 상황에서 내가 해내는 수밖에 없었다. 오빠를 더 잡아주려고 했다"라며 당시 느꼈던 감정을 설명했다.

임종훈과 신유빈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와의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함께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리=뉴시스

이번 대회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거둔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신유빈(대한항공)도 대회 내내 '친남매 케미'를 뽐냈다. 이 둘은 득점이 날 때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 한쪽 팔을 들고 환호했고 한 명이 실수하면 다른 한 명이 다독이고 점수를 만회하는 식의 호흡을 보여줬다. 특히 신유빈이 동메달을 확정한 후 감정에 북받친 임종훈을 토닥이던 장면은 관중들마저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임종훈과 신유빈은 경기 후 서로 "네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임종훈은 "부상이 많았음에도 이겨내고 메달을 따서 기쁘다. (신)유빈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건 유빈이가 함께여서 가능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신유빈도 "그동안 함께 몸고생,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나이가 더 많아 힘들었을 (임)종훈 오빠가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잘 견뎌준 덕분에 나도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임종훈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한 오예진(왼쪽)과 김예지가 손하트를 하며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 팀으로 경기를 뛰지는 않았지만,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두고 다퉜던 오예진(기업은행)과 김예지(임실군청)도 '친자매 케미'를 드러냈다.

열두 살 차이의 띠동갑인 둘은 이번 대회 내내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서로를 의지했다. 오예진은 "(김)예지 언니와 같은 방을 쓰는데 존재만으로도 너무 든든하다. 덕분에 조금 더 편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예지는 "내 막냇동생 같다"며 "오예진이 금메달을 땄을 때 내가 더 기뻤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예지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오예진을 끌어안으며 금메달 획득을 축하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예진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을 때 같은 한국 선수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웠고, 누가 금메달을 땄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이재 인턴 기자 chldlwo090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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