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日닛케이, 역대 두 번째 폭락…'트리플 쇼크' 탓(종합)

박준호 기자 2024. 8. 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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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기지표 부진, 기술주 하락, 엔고로 투자심리 얼어붙어
[도쿄=AP/뉴시스]2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한 전광판에 도쿄증시 현황이 나오고 있다.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1900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있다. 2024.08.02.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2일 도쿄 주식시장은 앞으로의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커지면서 일본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지수(닛케이 평균주가)가 올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내며 4만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닛케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16.63포인트(5.81%) 급락한 3만5909.70으로 거래를 마쳤다.

도쿄증권 주가지수(TOPIX)는 전장에 비해 166.09포인트(6.14%) 내린 2537.60으로 폐장했다.

JPX 닛케이 인덱스 400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539.75포인트(6.21%) 떨어진 2만3248.54로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지수, 36년만에 사상 두 번째 낙폭…하락률은 역대 29번째로 높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닛케이지수의 하락폭은 '블랙먼데이' 다음 날인 1987년 10월20일(3836포인트 하락) 이후 약 36년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는 올해 최대이자, 사상 두 번째 낙폭이다. 닛케이 지수는 10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1일에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닛케이지수 하락률 5.8%는 역대 29번째로 높은 수치다. 최근 닛케이지수 수준이 오르면서 급락 시 절대치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지적했다.

일본 공영 NHK는 "2일 도쿄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전개로, 장이 끝나갈 무렵에도 매도 주문이 늘어나면서 닛케이 평균주가의 하락폭은 한층 확대됐다"며 "이는 1일 미국에서 발표된 제조업과 고용 관련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빴던 데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등 기술주 관련 종목이 팔리면서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도쿄시장에서도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면 일본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1일 미국 증시의 큰 폭 하락과 최근 외환 시장에서 엔화 강세에 따라 투자가 심리가 악화되면서 폭넓은 종목에 매도세가 유입됐고, 여기에 해외 단기 투자자들의 주가지수선물 매도도 하락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미 노동부가 1일 발표한 7월27일까지 일주일간의 신규 실업보험 신청 건수가 24만9000건으로 전주의 23만5000건 보다 증가해, 지난해 8월 상순(25만8000건) 이후 1년만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로 6월의 48.5에서 하락해 경기 호불황의 기준이 되는 50을 4개월 연속 밑돌았다.

니혼게이자이는 닛케이지수가 2000포인트 넘게 급락한 것을 두고 "방아쇠가 된 것은 전날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의 부진이다. 미국 경기후퇴 가능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 외에 세계증시 강세를 이끌어 온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주에 대한 높은 기대감도 사그라들고 있다"며 "게다가 일본주식에는 최근의 엔화 강세가 기업 실적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고유의 악재가 겹쳐 갑작스러운 '트리플 쇼크'로 투자자 심리가 얼어붙어 하한가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관계자는 NHK에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달러화 약세가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도 겹쳐 투자가의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며 "또 미국의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연방준비제도의 다음 회의는 9월로 예정돼 있어 경기가 둔화될 경우 대응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증권의 마스자와 다케히코 주식부 트레이딩 헤드는 니혼게이자이에 "프리 폴(자유낙하)이다"라고 닛케이지수 폭락을 비유했다. 도쿄증권 그로스시장 250지수 선물에서는 이날 오후 2시 반 넘어 하락률이 8%에 달하자 일시적으로 매매를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날 도쿄 시장에서는 반도체 제조장치 대기업 도쿄일렉트론이 전날 보다 11.99% 폭락한 것을 비롯해 어드반테스트(8.01%), 소프트뱅크그룹(8.03%) 등이 하락장을 주도했다.

일본 정부, 시장 진화…"일희일비 안 해" "실물경제 강화하면 주가에도 좋은 결과 나올 것"


도쿄 증시가 올 들어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하자, 일본 정부는 주가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내각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주가는 경제 상황이나 기업의 활동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그 나날의 동향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하고 싶다"면서도 "정부로서는 계속 긴장감을 갖고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경제재정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각의 후 회견에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가는 금리나 환율의 영향 외에 국내외의 경제 상황이나 기업의 활동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서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므로, 매일의 움직임에 대한 코멘트는 삼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최근 1일, 2일의 움직임으로 앞일을 추측하는 것은 반드시 적절치 않다. 지금은 시장의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각의 후 "주가의 매일 동향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코멘트는 삼가하지만, 투자와 임금 인상의 강력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며 "경제산업성으로서는 금융시장이나 산업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시장 동향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착실히 펼치겠다"고 했다.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가의 변동에는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한 다음, "주가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는 일 없이, 주가는 장래의 경제의 기대를 나타내므로,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경제의 구조개혁이나 새로운 경제 단계로 전환하는 대처를 착실하게 추진하고 싶다"며 "그 안에서 실물경제를 강화하고 일본의 경제력을 높이면 주가에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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