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의 책과 미래] 영속성 지식과 소멸성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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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빨리 뛰려는 자가 넘어져 늦어지고, 천천히 걷는 자가 오히려 앞서가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하우절에 따르면 소멸성 지식은 우리에게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려주나, 영속성 지식은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준다.
소멸성 지식은 짧게 소비된 후 곧장 잊히지만, 영속성 지식은 유효 기간이 없기에 쌓일수록 더욱더 그 가치가 커진다.
자기 안에 축적된 기존 지식과 합쳐지면서 눈덩이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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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빨리 뛰려는 자가 넘어져 늦어지고, 천천히 걷는 자가 오히려 앞서가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주식 투자만 봐도 그렇다. 좋은 종목을 골라 10년 이상 보유하는 사람이 대개 단타 매매자보다 큰 수익을 낸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아도 대부분 조급히 돈 좀 만지려다 가혹한 대가를 치른다. 인간은 본래 장기 사고에 약해 길게 내다보지 못하는 까닭이다. 게다가 긴 세월 숱한 곡절에 유연하고 적절히 대처해야 간신히 그 커다란 과실을 딸 수 있지 않은가.
'불변의 법칙'(서삼독 펴냄)에서 미국 저널리스트 모건 하우절은 장기 사고를 단련하려면 자기 안에 쌓이는 정보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 훈련은 무언가를 읽을 때마다 그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나한테 중요한지를 묻는 일에서 시작한다. '이 지식과 정보가 1년 후에도 내게 여전히 중요할까? 10년 후엔? 80년 후엔?' 곰곰이 생각하면서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면 자기 안에 멀리 보는 힘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하우절은 지식을 소멸성 지식과 영속성 지식으로 나눈다. 소멸성 지식은 단기적으로 가치 있는 지식이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2분기에 얼마나 수익을 냈는가"에 대한 답 같은 것이다. 이는 온갖 미디어에 동시 노출되어 주의를 끌므로, 그 가치에 비해 과도한 관심을 얻는다. 그러나 한 해 전 접한 소멸성 지식이 여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이를 씹어 먹고 버릴 뿐이다.
영속성 지식은 시간이 지나도 잘 변하지 않는 지식이다. 가령 "행복의 제1원칙은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이야기는 언제나 통계보다 힘이 세다" 같은 지식이다. 이는 진화 과정에서 인간 안에 장착된 행동 프로세스에 뿌리내리고 있어 시공간에 상관없이 그 가치가 달라지지 않는다. 영속성 지식은 주로 책 속에 묻혀 있어서 일부러 찾고 공들여 읽지 않으면 얻기 어렵다.
하우절에 따르면 소멸성 지식은 우리에게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려주나, 영속성 지식은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준다. 소멸성 지식은 짧게 소비된 후 곧장 잊히지만, 영속성 지식은 유효 기간이 없기에 쌓일수록 더욱더 그 가치가 커진다. 자기 안에 축적된 기존 지식과 합쳐지면서 눈덩이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천천히 서둘러' 걸으려면 통찰과 지혜의 힘이 필요하다. 영속성 지식은 우리 안에 생각의 틀을 이룩하고, 좋고 나쁜 정보를 거를 필터를 갖추어 주며, 사고방식 자체를 달라지게 한다. 책을 읽고 거인의 어깨에서 내다보는 사람만이 자기 삶을 긴 호흡으로 살도록 변화시킬 수 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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