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엔사 회원국'으로 합류…'의료지원국' 지정 6년만(종합)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6·25전쟁 의료지원국' 독일이 2일 유엔군사령부의 18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했다.
유엔사는 이날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독일의 유엔사 가입 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독일은 이탈리아가 탈퇴했다가 2013년 재가입한 이후 11년 만의 새 유엔사 회원이다. 2018년 의료지원국에 지정된 지 6년 만이다.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은 독일의 유엔사 합류가 국제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오늘부터 우리는 평화롭고 안정적인 한반도, 동북아시아, 인도·태평양을 위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가입으로 유엔사 회원국이 18곳으로 늘었다"며 "우리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서로의 관계를 더 깊게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독일의 유엔사 가입은 유엔사의 대북 억제력에 한층 힘을 실어주고, 안보협력을 더욱 견고하게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 등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을 언급하면서 "한국군은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다는 정신으로 하나의 깃발 아래 계속 싸울 것이며, 유엔사 회원국과의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유엔기 무늬가 그려진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신원식 국방장관과 회담하며 선물 받은 것이라고 한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한국과 독일) 양국은 오랜 기간 한 나라가 둘로 나뉜 경험으로 연결돼 있다"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연대로 혜택을 받았고, 이제는 유엔사령부의 정회원국으로 한반도의 국경을 보호하는 책임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유엔사에 합류하기로 한 우리의 결정은 유럽의 안보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강한 믿음을 보여준다"며 "다자협력과 파트너십에 대한 우리의 신념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으로 세계가 타격받은 이런 시기에는 단결을 보여줘야 한다"며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자들, 질서를 공격하는 자들에 맞서 굳건히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 '독일의 유엔사 가입이 북한과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번 결정을 도발로 느낄 이유가 없다"며 "단지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에 대한 우리의 서약을 지키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향후 독일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에도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1953년 5월 당시 서독은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지만, 한반도에 의료진을 파견해 돕겠다고 유엔에 제안했다.
이후 정전협정 체결 후인 1954년 5월 부산에 250병상 규모 서독적십자병원이 문을 열었다. 117명 규모 독일 의료지원단은 이곳에서 1959년까지 약 6년간 환자 약 30만 명을 치료하고 임산부 6천여명의 출산을 도왔다.
정전협정 체결 후 의료지원을 했다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2018년에 이르러 독일은 한국 정부로부터 의료지원국으로 인정받았고, 이번에 유엔사 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됐다.
독일의 가입으로 유엔사 회원국은 18개국으로 늘어났다. 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호주,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그리스,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남아공 등 14개국은 6·25전쟁 때 전투병을 보냈으며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독일 등 4개국은 의료지원단을 파견했다.
6·25전쟁 파병·의료지원국 총 22개국 가운데 에티오피아, 룩셈부르크, 스웨덴, 인도는 회원국에서 빠져 있다. 한국은 전쟁 당사국이자 유엔사 주재국으로, 회원국은 아니다.
readin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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