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째 폭염특보…'찜통 더위'에 동물 친구들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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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사가 뿌려주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고 있던 코끼리 '우리'는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냈다.
광주·전남 전역에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2일 오후 광주 북구 우치공원 동물원.
그야말로 온몸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면서 더위를 날렸다.
우치공원 동물원은 동물들이 무더위에 지치거나 아프지 않도록 특식 등을 급여하고 찬물 사워를 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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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동물에 얼린 과일 특식·찬물 샤워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뿌우우우~!"
사육사가 뿌려주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고 있던 코끼리 '우리'는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냈다.
광주·전남 전역에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2일 오후 광주 북구 우치공원 동물원. 27살 어미 코끼리 '봉이'와 15살 딸 '우리' 모녀는 사육사가 물을 뿌려주기 위해 호스를 들고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앞으로 다가왔다.
열대야로 간밤 잠을 설친 코끼리들은 사육사가 찬물을 뿌려주자 정신이 번쩍 드는 듯 활력을 되찾았다.
시원한 물줄기에 머리를 들이밀기도, 뒤를 돌아 등짝을 내주거나 갑자기 드러누워 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야말로 온몸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면서 더위를 날렸다.
사육사들은 수박과 여름 특식인 파인애플도 내놨다. 수박 한 통을 길고 커다란 코로 휘감아 가져간 봉이는 수박을 바닥에 내려 놓더니 큰 앞발로 '쾅' 밟아 조각을 냈다. 그리고는 한조각, 한조각 음미하듯 먹었다.
우리는 파인애플이 입맛에 더 맞았는 지 유연한 코를 이용해 입 속으로 우겨 넣었다.
내리쬐는 햇빛 아래 옹기종이 모여 앉아 서로의 털을 골라주던 갈색꼬리감기원숭이들은 사육사가 얼린 과일을 가져오자 슬금슬금 눈치를 봤다.
'이게 뭐지?' 경계하던 원숭이 한 마리가 슬쩍 다가와 빙수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이내 입을 쩍 벌렸다. 마치 '이렇게 차가울 수가!' 놀란 기색이었다.
시원한 간식이라는 걸 알아 차린 원숭이들은 줄에 매달린 과일 빙수가 녹기 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빙수가 적당히 녹아내리자 원숭이들은 경계하며 다가와 빙수를 핥았다.
'생일 케이크'를 닮은 얼음 과자를 선물받은 알락꼬리여우원숭이들은 경계 없이 다가왔다. 하지만 가장 힘이 센 서열 1위 원숭이가 배를 채울 때까지 침만 흘렸다.
맛있는 청포도만 쏙쏙 골라먹은 우두머리 원숭이가 자리를 뜨자 나머지 원숭이들도 시원한 간식을 즐겼다.
우치공원 동물원은 동물들이 무더위에 지치거나 아프지 않도록 특식 등을 급여하고 찬물 사워를 시켜주고 있다. 무더위가 지속될 경우 사육장 안에 들여보내 에어컨 등을 쐬게 하는 등 동물 관리에 만전을 기울인다.
동물원 관계자는 "더위로 입맛을 잃은 맹수들에게는 철분이 많이 든 얼린 간을 급여하는 등 동물별 맞춤형 여름나기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동물들이 아프지 않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와 전남 22개 시·군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14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주요 지점별 낮 최고기온은 구례 피아골 36.2도, 담양 36.1도, 화순 능주 35.9도, 곡성 석곡 35.7도, 무안 해제 35.5도, 순천 황전 35.5도, 광양 35.3도, 광주 광산 35.1도 등을 기록했다.
최고 체감온도는 담양 37.9도, 화순 능주 37.6도, 광주 풍암 36.6도 등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pbox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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