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생존 모색하는 티메프 대표들 “구영배 해결책만 못 기다려”
2일 티몬‧위메프 기업회생 심문…통상 1개월 내 개시 여부 결정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진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위메프의 대표이사들이 "독자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대표이사들은 2일 기업회생 개시와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법원의 심문에 출석하면서 "고객과 판매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안병욱 법원장·김호춘 양민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공개 심문기일에 차례로 출석했다. 오후 2시50분께 모습을 드러낸 류광진 대표는 "고객들과 판매자분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늘 법원 심문에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회사의 계속기업 가치가 3000억~4000억원 정도 많았다"며 "최대한 투명하게 회생 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ARS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 복구를 위해 티몬 대표로서 전심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류광진 대표는 인수합병, 외부 매각, 독자 생존 가능성 등에 대해 "모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 차원의 노력도 있지만 이 상황에서 독자적인 생존을 티몬 대표로서 모색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M&A나 투자유치도 당연히 염두에 두고 소통과 노력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소통 중인 업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두 군데 정도와 얘기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게 맞다. 죄송하다는 말로 끝나는 게 아니고 정말 피해가 복구되고 그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사업과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죽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출석한 류화현 대표도 "피해를 본 소비자와 셀러, 스트레스를 받는 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기업회생이나 ARS가 꼭 받아들여져야 지금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모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류화현 대표는 위메프의 계속기업 가치는 800억원, 청산가치는 300억∼4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인수합병‧매각 논의에 관한 질문에는 "구 대표(구영배 큐텐 대표)의 해결책만 기다리고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제 뉴스에 나온 두 회사(알리‧테무)도 네트워크를 통해 연락해 이런 제안을 해보고 싶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가 내세운 공공플랫폼 'K-커머스'에 대해서는 "구체화할 수 있으면 적극 돕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K커머스는 구 대표가 낸 자구책 중 하나로, 티몬·위메프를 합병해 공공플랫폼을 출범하고 판매자가 합병법인의 대주주가 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다만 류화현 대표는 "구 대표가 생각한 그림은 '위메프‧티몬 다 같이'인데, 넋 놓고 있다 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독자생존 방안을 모색했다"며 "K커머스가 되는 중에도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회생 절차에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대표는 법원에 제출한 구체적인 채권단 수와 피해액(채권액)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자료가 너무 많아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재판부는 이날 두 회사의 대표들에게 회생을 신청한 이유와 자산‧부채 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묻는다. 심문에는 안 법원장과 주심인 양 부장판사가 직접 참석한다. 회생과 함께 신청한 ARS 프로그램과 관련한 심문도 이뤄진다. ARS가 받아들여지면 두 회사와 채권자는 서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변제 방안 등을 법원의 지원 아래 협의할 기회를 갖게 된다.
법원은 대표자 심문과 신청서 검토 등을 거쳐 회생 절차를 개시할지 결정한다. 결정은 통상 1개월 이내에 내려진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은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 티몬과 위메프에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는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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