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코스피, 4년만에 최대 추락…외인·기관 1.6조 팔았다
국내 증시가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급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2700선이 무너지며 2670선으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한 달여 만에 7만원대로 주저앉은 데 이어 SK하이닉스는 2008년 이후 최초로 하루 사이 10%대 하락하는 등 대장주들의 충격이 컸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01.49포인트(3.65%) 내린 2676.19에 마감했다. 전일 대비 2% 내린 채 출발한 코스피는 점차 낙폭을 키워 3%대 하락 마감했다. 지난 2020년 8월 20일 3.66% 하락한 후 4여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일 미국 시장에서 ISM(미국 공급관리자협회) 7월 구매관리자 지수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영향을 받았다. 경기 침체 공포감에 투자심리 위축되며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컸다. 개인이 1조6173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463억원어치, 7776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업종별 지수에서는 통신업이 유일하게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SK텔레콤(+0.93%), KT(+0.26%), LG유플러스(+0.4%)가 지수를 방어했다. 이외 대부분의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서비스업이 1%대 약세, 의약품, 음식료품, 화학, 철강및금속, 비금속광물, 의료정밀, 유통업, 종이목재, 섬유의복은 2%대 약세 마감했다. 운수장비, 건설업은 3%대 약세, 전기전자는 4%대 약세, 기계는 5%대 약세였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 수혜주로 거론되며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금융주가 모두 급락하며 금융업도 3%대 하락 마감했다. KB금융(-5.78%), 신한지주(-5.93%), 하나금융지주(-3.88%), 메리츠금융지주(-3.02%), 우리금융지주(-4.42%) 등이 대거 조정받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급락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6%대 하락 마감한 영향으로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다 삼성전자는 낙폭을 키워 전일 대비 3500원(4.21%) 내린 7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26일(장중 7만990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주가가 8만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2만100원(10.4%) 내린 17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가 하루 사이 10% 이상 하락한 것은 2008년 11월18일(-11.17%) 이후 최초다.
이외에도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급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POSCO홀딩스는 1%대 약세였다. 네이버(NAVER), 삼성물산은 2%대 약세였다. 현대차, 셀트리온은 3%대 약세, 기아는 4%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이차전지 관련주인 LG에너지솔루션(+0.75%), 삼성SDI(+0.75%)는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4.2포인트(4.2%) 내린 779.33에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2445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00억원어치, 89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모든 지수가 하락세였다. 종이목재는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음식료담배, 섬유의류, 운송, 금융이 2%대 약세였다. 제약, 출판매체복제, 의료정밀기기, 유통, 건설은 3%대 약세였다. 화학, 일반전기전자, 운송장비부품은 4%대 약세, 기계장비는 6%대 약세, 비금속은 7%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외 상위권 종목은 최소 2%대에서 8%대까지 하락 마감하는 등 낙폭이 컸다. 에코프로가 2%대 약세, 펄어비스가 3%대 약세였다. HLB(-2.17%) 알테오젠(-7.52%), 삼천당제약(-1%), 셀트리온제약(-8%), 리가켐바이오(-5%)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던 제약주도 일제히 급락했다.
증시 조정 장기화 여부가 오늘 밤 미국의 고용보고서 결과 발표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팬데믹 이후 코스피 지수가 최대 낙폭을 보였다"며 "오늘 밤 미국 고용보고서 결과가 중요해 예상치를 벗어난 수준의 고용 둔화가 확인된다면 경기 침체 우려가 재차 자극돼 하락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상승 탄력이 나오기 어려워 나스닥 반등이 선행돼야 한국 증시도 기대할 수 있다"며 "오는 28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원 오른 1371.2원을 나타낸다.
천현정 기자 1000chyu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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