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가난과 극단의 성취가 한국의 '변종 근대화' 불렀다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8. 2. 16: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유언장 쓰는 심정으로 통사에 매달렸다."

전쟁과 가난으로 한국은 '극단의 지체'를 경험했다.

이의 반작용으로 한국은 극단의 빠른 성취를 추구했으며, 이로써 극단의 조숙증을 잉태했다.

저자는 "한국은 근대에 빠르게 진입했기 때문에 그 쓰레기가 가장 많이 쌓인 곳이 한국"이라면서 "지름길, 샛길, 옆길 찾지 말고 본원적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자·장관 거친 원로 쓴소리
대한민국 100년 통사 김진현 지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펴냄

"유언장 쓰는 심정으로 통사에 매달렸다."

저자 김진현은 '남들이 안 가본 길을 먼저 가본 사람'으로 통한다. 기자, 장관, 총장, 회장, 이사장 등을 역임한 그는 단일 직함으로 호명하기엔 90년간 입체적인 삶을 살았다. 혹자는 그를 '선생님', 누군가는 그를 '지성(知性)'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런 그가 '대한민국 100년 통사'를 냈다. 2년 전 책 '김진현 회고'에 이은 저서다. 좌우(左右) 구분 않고 성역도 없이, 대통령부터 정계, 학계, 시민사회를 겨냥해 남긴 쓴소리다. 책 키워드는 '도착(倒錯), 극단, 자강'이다. 책에 따르면 세계도 한국도 '근대의 쓰레기' 속에 살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이라는 광휘 가득한 절정을 맛보았지만 역성장과 반(反)발전의 부정적인 절정 역시 동시에 경험 중이다. 저자는 이를 도착적 근대화 때문이라고 진단하는데, 여기서 도착이란 '뒤바뀌어 거꾸로 되고 어그러진 상황'을 뜻한다.

도착의 현재는 어디로부터 왔을까. 책은 이를 두 번째 키워드인 '극단'에서 찾는다. 전쟁과 가난으로 한국은 '극단의 지체'를 경험했다. 이의 반작용으로 한국은 극단의 빠른 성취를 추구했으며, 이로써 극단의 조숙증을 잉태했다. 그뿐인가. 극단의 군사문화는 극단의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는 쓴다. "변종 근대화, 전통과 근대 합작의 사생아 현상이다."

정계 비판은 이쯤에서 나온다. 일례로 '청와대 주인'이 법처리를 위해 광장시위에 나서고(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장관은 '데모대'를 따라 걸개를 들고 삼보일배에 참석했다(2003년 한명숙 당시 환경부 장관). "민주주의 자멸·자해 행위가 하도 잦으니 국민도 이것이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의회정치의 원칙을 얼마나 일탈한 것인가 하는 감각이 없어졌다."

대한민국의 최대 장애를 '정치'에서 찾는 저자의 대안은 뭘까. 키워드는 '자강'이다. 저자는 "한국은 근대에 빠르게 진입했기 때문에 그 쓰레기가 가장 많이 쌓인 곳이 한국"이라면서 "지름길, 샛길, 옆길 찾지 말고 본원적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주류의 반성' '먹거리와 에너지의 실질적 자립' '민주냐 독재냐 논쟁의 허구' 등의 책 후반부 결론은 심오하다.

[김유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