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태 기자의 책에 대한 책] "소설가란 결국 '중간에 때려치우지 않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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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되는 확실한 방법에 관해 이렇게 정리한 작가가 있다.
"장편소설가는 중간에 때려치우지 않는 사람이다."
단편소설가(short story writer)와 달리 장편소설가(novelist)는 광기에 가까운 인내와 강박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가드너는 장편소설가의 중요한 기질로 언어, 관찰, 지성 등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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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되는 확실한 방법에 관해 이렇게 정리한 작가가 있다.
"장편소설가는 중간에 때려치우지 않는 사람이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누구도 부인 못할 촌철살인의 정답이 아닐까. 단편소설가(short story writer)와 달리 장편소설가(novelist)는 광기에 가까운 인내와 강박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저자 존 가드너가 1983년 작고하기 몇 주 전 출간했던 이 책은 소설을 계시이자 명령으로 보았던 그의 문학관이 집약된 명저다.
가드너는 장편소설가의 중요한 기질로 언어, 관찰, 지성 등을 꼽는다. 예민한 촉수, 정확한 눈…. 그리고 지적이고 도덕적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를 정확히 응시해야 한다. 이 응시는 자기 내면과 외부 세계를 동시적으로 향한다.
언어능력은 소설가의 기본 자질이다. 가드너는 그러나 언어보다도 허구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에 더 집중한다. '인물, 행위, 배경, 정황'의 창조가 언어보다 더 중요하다.
대단하지 않은 소설이라도 일단 발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도 이 책은 쓴다. 일단 발표하고 나면 기회는 더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장편소설가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악마적 강박'이다. 문장이든 세상이든 '그것을 뜯어고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이 필요하다. 인내력의 밑바닥까지 가서 집필에 삶을 걸어야 한다.
살다 보면 가끔 이런 순간이 있다. 지인이 느닷없이 "나는 소설가가 될 거야"라고 고백하는 순간 말이다.
작가 지망생은 시간이 갈수록 희귀종 취급을 받지만 어쨌든 그 말을 들은 이들의 반응은 둘 중 하나다.
먼저, 한 세계의 창조자가 되려는 그를 경이감으로 바라보는 것. 이런 경우는 정말로 적고 정반대 경우가 다수인데, 대개 우리는 그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정신 차려…."
장편소설 쓰기는 궁핍으로 가는 지름길일 수 있다. 때로 인간은 경제적이지 않은 일에 골몰하도록 설계돼 있는지도 모른다. 예비 작가에게 소설은 현실을 떠나게 만들어줄 일종의 대안이다.
그러나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작가의 열망은 소설이라는 장르를 창조했다. 그렇다. 인류는 그 상상을 종이 위에 적어냈다.
멋진 문장이 이 책의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소설의 세부(細部)는 작품의 혈액이다.'
'불가사의한 것은, 그 심연에 머물러본 사람조차도 자신이 무엇을 겪었는지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뚜렷하게 기억하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창작에는 다만 얼마쯤이라도 유사 최면 상태가 요구된다.'
늦지 않았다. 일단 써보자. 중간에 때려치우지만 말고.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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