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같은 응급실,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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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병원 응급실 의사이자 다트머스대 의대 응급의학과 임상 조교수인 파존 A 나비는 아툴 가완디, 싯다르타 무케르지 등의 뒤를 잇는 미국의 글 쓰는 의사다.
그는 어느 날 센트럴파크 북서쪽 연못가에 강아지와 함께 앉아 있다가 불현듯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신을 마주하는 것은 무미건조하게 슬프다. 오히려 그 슬픔은 나중에 온다. 가족과 이야기하거나 환자의 소지품을 살펴볼 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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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병원 응급실 의사이자 다트머스대 의대 응급의학과 임상 조교수인 파존 A 나비는 아툴 가완디, 싯다르타 무케르지 등의 뒤를 잇는 미국의 글 쓰는 의사다. 그는 어느 날 센트럴파크 북서쪽 연못가에 강아지와 함께 앉아 있다가 불현듯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근 건물 경비원에게 종이를 빌려 자신의 환자 이야기를 7쪽 분량으로 썼고 여기에서 이 책이 탄생했다.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이 회고록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의료와 사망의 순간, 가족과 의사들이 겪는 드라마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코로나19 이후 첫 여름 동안 간호사 2명, 호흡치료사 1명, 환자 기사 1명, 구급대원 2명에게 사망을 통보했던 때를 회고한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미지의 병 앞에 미국 의료시스템은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고 가족과 친구들이 쓰러졌다. 전염병은 이전의 비극과 달랐다. 의료 종사자들을 탈진과 자살로 숱하게 잃어야 했던 것이다. 지옥 같은 나날을 통과하며 그는 전염병 이전의 응급실은 어떠했는지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1980년대 그가 일하던 응급실에 빨간색 유선전화기의 벨소리와 함께 43세 여성이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실려왔다. 일부 죽은 사람들은 에피네프린이나 기관 내 삽관 등을 통해 살아날 수도 있고, 멈춘 심장을 속여서 다시 뛰게 하는 경우도 있다. 맥박이 없어진 지 30분이 된 이 환자에게도 필사적으로 정맥주사 선을 연결하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결국 살아나지 못했다.
"시신을 마주하는 것은 무미건조하게 슬프다. 오히려 그 슬픔은 나중에 온다. 가족과 이야기하거나 환자의 소지품을 살펴볼 때 찾아온다."
전쟁터 같은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자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한다. "우리는 그래도 하나의 생명에 영향을 미쳤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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