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80선 붕괴, 미 경기 침체 공포에 아시아 증시 ‘최악의 하루’

김경민 기자 2024. 8. 2. 16: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훈풍 하루 만에 3.65% 급락
기술주 폭락하며 삼성전자 ‘8만전자’ 깨져
2,700선 무너진 코스피.연합뉴스

빅테크 기업의 호실적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에 환호했던 시장이 하루만에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대두되자 코스피가 4% 가까이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위험 회피 심리에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오늘 밤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부진할 경우 증시의 추가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 증시 ‘검은 금요일’···일본 증시 6% 급락
2일 도쿄 길거리에 닛케이225지수가 표시돼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날만 해도 2770선을 넘겼던 코스피는 2일 101.49포인트(3.65%) 내린 2676.19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10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6월15일 이후 약 4년2개월 만이다. 코스닥 지수도 부진했다. 800선 아래로 장을 시작한 코스닥은 전장보다 34.20포인트(4.20%) 떨어진 779.33에 마감했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대만 가권지수가 전장보다 4.43% 하락한 가운데, 특히 일본 증시는 엔화 강세 여파까지 겹치며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5.81% 급락하며 ‘최악의 하루’가 됐다.

이는 전날 발표된 미국의 경기지표가 부진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을 기록해 예상치(48.8)를 하회했다. 0~100사이 수치로 나타내는 PMI는 50 미만일 경우 업황이 수축 국면에 있다는 뜻이다. 시장의 예상보다도 지난달 경기가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같은 날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예상치(23만6000건)를 상회하며 고용시장도 차갑게 식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연준이 금리인하 시점을 실기해 경기 침체에 빠지게 생겼다는 공포가 시장을 압도한 것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미국 주요 주가지수의 마감 수치가 표시돼있다. AFP연합뉴스

하루 만에 기술주의 흐름이 반전된 것도 하락장에 기름을 부었다. 3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반도체 업체 AMD가 호실적을 내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실적발표에서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히자 이튿날 기술주 주가가 크게 반등했다. 그러나 31일 반도체 업체 ARM이 실적 발표에서 내년 매출 전망치를 동결하며 인공지능(AI)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게 됐다.

이 여파로 미국의 반도체 업체를 모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일 7.14% 급락했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급락한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국내에서도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으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SK하이닉스는 10.4% 폭락했고 삼성전자도 4.21% 내린 7만9600원에 장을 마치면서 ‘8만전자’도 무너졌다. 2차전지주는 소폭 상승했지만 현대차(-3.75%)와 KB금융(-5.78%), HD현대일렉트릭(-14.2%) 등 대부 업종에서 낙폭이 컸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금·달러·엔화 등 안전자산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에서 9000만원선이 무너지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늘 밤 발표되는 미국 고용보고서의 지표가 부진할 경우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며 주가의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석현 우리은행 연구원은 “7월 비농업 취업자 수 결과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할 경우 금리인하 기대보다 경기 우려 측면이 다시 부각되며 주식시장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