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도 31.4도’ 초열대야…잠 설치고 몸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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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강릉, 제주 등에서 열흘 이상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무더운 밤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2일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바람이 지속해서 유입되면서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한낮엔 폭염이, 밤중엔 열대야가 이어진다고 밝혔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과 교수는 "열대야는 낮 동안 열을 흡수한 대기 중 구름 등이 밤에 열을 방출하는 '장파복사'에 의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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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기온에 수면 질 낮아지면 건강 문제 유발
서울을 비롯한 강릉, 제주 등에서 열흘 이상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무더운 밤이 이어지고 있다. 강릉에서는 1일 저녁부터 2일 아침 사이 한낮 기온에 버금가는 일최저기온 31.4도가 나타나며 역대 8월 중 가장 더운 밤 기록을 경신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 7월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 8.8일로 역대급 더운 여름으로 꼽히는 1994년(8.5일)과 2018년(7.1일)의 7월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쪽으로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다량 유입되고 있어 올여름 역대야 평균 일수가 역대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지속해서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온열 질환 발생 비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건강에 위협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2일 사이 66개 관측 지점 가운데 56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전국 평균 밤 최저기온 26.8도로 평년 평균(1991~2020년) 23.4도보다 3도 이상 높았다. 기상청은 2일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바람이 지속해서 유입되면서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한낮엔 폭염이, 밤중엔 열대야가 이어진다고 밝혔다.
특히 강릉은 이 기간 31.4도를 기록하며 2013년 8월8일 30.9도 이후로 8월 최저기온 역대 극값을 경신했고, 같은 강원 영동 지역인 삼척(29.7도), 양양(28.2도)에서도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영동 지역에서 극심한 열대야가 나타난 데 대해, 따뜻하고 습한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져 강원 영동이 강원 영서보다 5도가량 기온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높아 대기 중 수증기량이 많아지면서 당분간 이 같은 열대야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과 교수는 “열대야는 낮 동안 열을 흡수한 대기 중 구름 등이 밤에 열을 방출하는 ‘장파복사’에 의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밤중에 지표 온도가 내려가며 기온도 떨어져야 하는데 대기 중 수증기가 열을 품고 있다가 밤중에 내뿜는다는 것이다. 예 교수는 “우리나라 대기 중 수증기가 매우 많은 상태라, 올해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 매우 크다”고도 덧붙이기도 했다. 장마가 끝난 뒤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는 8월에 접어든 데다, 이미 지난 7월 열대야 일수는 극악한 무더위가 찾아왔던 해로 꼽히는 1994년과 2018년의 기록을 넘어섰다.
신체가 휴식을 취해야 하는 한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온열 질환 발생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한국·중국·미국 등 국제 연구진들은 “열대야가 있는 날의 상대적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날보다 50% 더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열대야로 수면의 질이 낮아질 수 있고, 수면 장애는 면역 체계 손상부터 심장병, 만성질환 등 다양한 건강 위험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2022년 국제적 의학 학술지 ‘랜싯’에 발표한 ‘미래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서 야간 온난화가 사망률 부담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실렸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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