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엔사 18번째 회원국 가입…日빼곤 G7국가 모두 합류
獨국방장관 “우리는 같은 가치 공유해”
韓합참의장 “하나의 깃발 아래 싸울것”
이날 유엔사는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한국과 미국 및 유엔사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의 유엔사 가입 기념식이 열렸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독일의 회원국 가입은 유엔사의 다국적 노력을 강화해 귀중한 전문 지식과 자원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 참석차 방한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같은 가치를 공유한다, 우리는 힘의 법칙이 아니라 ‘법의 힘’을 믿는다”면서 유엔사 활동을 통해 법치와 민주주의 수호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폴 라캐머러 유엔사령관도 독일의 유엔사 합류가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뒀다.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한국군은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다는 정신으로 하나의 깃발 아래 계속 싸울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유엔사 회원국을 늘려가면서 (회원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날 오전에는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신원식 장관과 회담을 했다.
신 장관은 회담에서 독일의 유엔사 가입 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환영했다. 그는 “독일의 유엔사 회원국 가입으로 대한민국과 유엔사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북한 위협 공동 대응을 위한 새 동반자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독일은 6·25전쟁 의료지원국에 합류한 직후부터 유엔사 가입 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당시 문재인 정부는 유엔사 확대가 남북 간 화해·협력 기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후 유엔사 재활성화를 통한 전쟁 억제력 강화에 무게를 싣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한국의 입장도 선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해 북·러 간 군사 밀착이 심화하며 한·독의 안보 불안 요인이 연결된 것도 독일의 유엔사 가입 성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25전쟁 70주년을 계기로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를 처음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어 독일이 올해 초 유엔사 가입 희망을 재차 밝히자, 분명하게 지지와 환영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방문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의 유엔사 가입 신청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유엔사는 한반도 정전 체제를 유지해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 전력을 제공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회원국은 6·25전쟁 당시 전투 병력을 보낸 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4개국과 의료지원국인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독일 등 18개국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이날 독일이 회원국으로 합류하면서 주요 7개국(G7) 회원국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6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게 됐다.
전시작전권을 가진 유엔사에 독일 등 강대국이 합류해 역할이 커질수록 한국군이 작전 역량을 키울 여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몸집을 커진 유엔사가 문재인 정부 때처럼 비무장지대(DMZ) 관할권을 내세워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과 인도적 대북 지원 물품 운송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독일의 유엔사 가입이 북한과 러시아를 자극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유엔사는 70년 정도 된 조직이며 이번 (독일의 가입) 결정에 대해 도발로 느낄 이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우리는 단지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에 대한 우리의 서약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며 “이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평택=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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