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부동산 대책 쏟아지는 8월…'묘수' 나올까?
8월 종합대책으로 일원화 발표 예정
장기민간임대도 이달 구체화 발표
부동산 시장 현안 대책들이 이달 쏟아질 전망이다. 5월부터 밀렸던 전세대책과 공급대책은 최근 불붙은 서울 등지 주택시장 안정화를 초점을 둔 종합 부동산 대책으로 일원화해 발표된다. 전세 제도의 대안으로 제시된 장기민간임대도 구체화 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집값과 전셋값 모두 불안한 상황인 만큼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묘수'가 나올지 주목된다.
5월부터 미뤄진 전세·공급대책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주택 공급 대책과 장기민간임대 구체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공급 대책에는 임대차제도 개편 등 전세대책을 포함해 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 대책으로 내놓을 전망이다.
정부가 이들 대책을 예고한 건 지난 5월부터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5월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다음주에 '전세대책 및 공급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박상우 국토장관, 전세사기특별법 '거부권 건의' 시사(5월13일)
이어 국토부가 주간보도계획을 통해 5월24일 주택·토지 분야 규제 합리화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공지했으나 관련 부처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집값 상승, 공급 부족 우려 등이 불거져도 '공급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달 18일 10개월 만에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주택공급 대책을 논의했다. 3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계획한 23만6000가구의 공공택지 물량을 2029년까지 공급하고,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수도권 신규택지를 2만가구 이상 추가 공급한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당시 회의에선 큰 방향만 제시하고 8월중 추가 공급 확대 방안(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공급은 확대하되 투기 수요는 억제하도록 정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책엔 정비사업 기간 단축, 비아파트 공급 확대, 수도권 공공택지 주택공급 조기화, 수도권 내 추가택지 확보 등의 구체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토부는 전세 대책 또한 공급 대책에 포함해서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급대책을 통해 매매 물량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매맷값과 전셋값이 안정화된다"며 "전세와 매매를 한꺼번에 공급대책에 담는다고 봐달라"고 말했다.
전세대책으로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폐지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국토부는 임대차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29일까지 연구를 마무리했다.
박상우 장관은 지난 5월 간담회에서 "전세는 우리나라에서 수명을 다한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전세가 존속할 수 있었던 배경은 끊임없이 전셋값이 올라 뒷돈을 빼서 앞돈을 메꿔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차인 입장에서 보면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에 월세 사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 빨리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세제도 폐지' 추진 가능성까지도 나왔으나 시장에 미칠 충격을 감안하면 당장 시행하긴 어려워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제도 수명이 다했다고 인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제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출렁이는데…묘수는?
정부는 전세 제도를 보완할 방안으로 '장기민간임대'를 제시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 6월 장기민간임대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관계부처 협의 등을 이유로 연기, 이달 구체화 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달 3일 역동경제 로드맵 및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2035년까지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을 10만가구 이상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장기민간임대는 민간 임대사업자가 중산층을 대상으로 100가구 이상의 임대주택을 20년 이상 운영하는 서비스다.
임대료 규제,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렇게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이 공급되면 임차인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월세가 중심이 되면서 전셋값도 안정화될 거란 취지에서다.
시장에선 이달 나올 대책들이 출렁이는 주택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마지막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19주째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직전주에는 한 주만에 0.30% 올라 5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전셋값 상승세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7월 마지막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3주째 상승했다. 월간으로 봐도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83.4까지 떨어진 후 매달 올라 올해 6월엔 88.5를 기록했다.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지 않으려면 충분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당장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기존 주택의 매매·임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서울 정비사업 현장이 공사비 문제 등으로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있고 지방에선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신규 택지를 발굴하는 건 숫자 장난에 불과하다"며 "다주택자의 운신 폭을 확대해 매매든 임대든 기존주택이 시장에 빨리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간임대 등 민간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경우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처럼 손바닥 뒤집듯이 혜택을 도로 빼앗는 일이 없도록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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