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이진숙 불출석에…“회피용 가짜 입원” vs “악마화”
與 “대통령 임명장 받을 땐 아픔을 무릅쓰고 받은 것”
여야는 국회 과학정보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불출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 과방위는 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 위원장을 불러 방통위 ‘2인 체제’ 문제에 대한 현안질의를 실시할 예정이으나 이 위원장이 건강 이상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에 야당은 “출석 회피용 가짜 입원”이라며 공세를 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회의를 열자마자 상임위 관계자에 “이진숙 위원장이 오늘 출석을 하지 않았는데 어제 불출석 사유서가 도착했냐”고 물으며 “저는 못 봤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확인한 뒤 “(이 위원장이) 건강 이상으로 입원한다고 자료를 제출했는데 어제 이 위원장은 용산에 가서 대통령과 면담하고 그 면담 과정이 방송으로 중계됐다”며 “그것을 고려할 때 불출석 사유서를 승인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오늘 오전 내 출석하도록 다시 한번 연락해달라”며 “이 위원장이 만에 하나 못 나올 경우엔 김태규 부위원장이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간사 김현 의원도 “김 부위원장이 참석하지 않고 청사에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김 부위원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같은 당 한민수 의원은 “방송통신 운영 파행과 후보자 의혹 검증을 위한 현안질의를 위해 (회의가) 개최됐는데 파행 운영에 대한 위원들 질의에 방통위를 대표해서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냐”며 “당사자가 없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질의하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게(이 위원장 불출석) 과방위 전체회의 회피용 가짜 입원 아니냐. 위원회 차원에서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 후 법적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훈기 의원도 “(이 위원장이) 기운차게 출근하고 임명장을 받더니 갑자기 아프다는 것을 국민들은 용납 못한다”며 “불출석 사유가 성립이 안되니 위원장은 고발이나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가세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 공세가 과도하다며 이 위원장 엄호에 나섰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 위원장에 대한 상태 판단은 의사가 내리는 것”이라며 “(이 위원장이) 대통령 임명장을 받을 땐 아픔을 무릅쓰고 받은 것이고 병원에 따질 일이지 왜 판단을 야당 위원이나 위원장이 하냐”고 주장했다.
또 “이 위원장이 증인인데 증인이 안 나왔기 때문에 부위원장이 대리참석하는 것은 논리가 안 맞다”며 “기관 보고가 아닌 것을 한 번 더 상기시켜 드린다”고 말했다.
같은당 이상휘 의원도 야당 위원들을 향해 “참 대단한 결기를 가진 것 같다”며 “어제부터 상당히 벼른 것 같은데 상식선에서 이야기하고 싶다. 이 위원장이 입원을 했는데 공식석상이긴 하지만 얼마나 아픈지 궁금하지 않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꾀병이라고 도망갔다며 악마화시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방통위원장 의혹 검증인데 부위원장이 대참을 한다고 해서 방통위원장에 대한 의혹을 부위원장이 어떻게 대답하나.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김장겸 의원은 최 위원장을 향해 “의사 면허가 있는 것 같다. 지난번엔 (이 위원장의) 뇌구조가 이상하다고 진단을 내렸는데 이번엔 진단서를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김 부위원장 대리출석 문제로 회의가 잠시 정회하기도 했다. 김현 의원은 “답변을 해야 할 직무담당 위원장이 출발했는지 아직도 청사에 있는지 확인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확인을 위해 잠시 정회하자”고 제안했고, 최 위원장은 회의가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최 위원장은 회의를 속개한 후엔 곧장 김 부위원장 출석 요구안을 상정했다. 여당은 이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야당 단독으로 김 부위원장 출석 요구안을 의결했다.
야당은 방통위 의혹 검증을 위한 ‘과천청사 현장·검증건’과 ‘방송장악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도 잇달아 상정해 의결했다. 이에 여당은 항의 표시로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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