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 살인’ 용의자는 노숙인…현장선 “청소 문제로 미화원과 다툼 잦아”[가보니]

배시은 기자 2024. 8. 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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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엔 노숙인들 상주…사건 현장 주변엔 박스들
“노숙인, 여성들한테만 큰소리 쳤다는 소리도”
2일 새벽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 중구 한 건물 지하보도가 물청소로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다. 배시은 기자

새벽 서울 한복판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일 새벽 서울 중구 한 건물 지하 보도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달아난 남성을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는 중구청 소속 청소 용역업체 소속 미화원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10분쯤 ‘누군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 피해자인 60대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전 6시20분 숨졌다.

경찰은 오전 8시50분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인근에서 용의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등으로 용의자 위치를 파악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노숙 생활을 했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용산구 동자동 소재의 여인숙에서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피해자와 지난해 5월부터 알게 된 지인 사이이며 피해자가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 있던 노숙인들은 지하보도관리원·미화원들과 평소 잦은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사건 현장에서 만난 지하상가 관리원 A씨는 “노숙인이 여성들만 골라서 크게 소리를 지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 인근에서 영업하는 B씨는 “노숙인들이 바닥에 늘어놓은 물건을 치우는 문제로 관리인 등과 다투는 모습을 자주 봤다 ”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경향신문이 찾은 사건 현장은 이미 물청소를 해서 바닥에 물이 흥건한 상태였다. 사건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근처에는 박스 서너 개 정도만 깔렸다. 평소 야간 시간 상주하던 것으로 알려진 노숙인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했다.

2일 새벽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 중구 한 건물 지하보도에 관할 구청이 물청소 안내 공고를 붙여놓은 모습. 배시은 기자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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