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분 잘 적용? 알뜰주유소 통계에 숨은 '착시' [추적+]
유류세 인하 정책의 모순
소비자는 모르는 유류세 이야기➋
서민 챙긴 주유소는 PB주유소
인상 앞두고 가격 급등한 알뜰
고속도로 알뜰, 가격 폭등 주범
유류세 인하 효과 분석 필요
# 우리는 심층추재 추적+ '소비자는 모르는 유류세 이야기' 1편에서 정부가 유지해온 유류세 인하 정책의 모순을 짚었다. 정유사나 주유소가 유류세 인하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도 시장에 개입할 수는 없다던 정부가 정작 알뜰주유소에는 인센티브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센티브를 받을 만큼 알뜰주유소가 유류세 인하분을 제대로 반영해온 것도 아니다. 유가 상승기에는 급격히 가격을 높이는 경향성도 보였다. 인센티브의 형평성과 타당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거다. 유류세 인하 효과를 제대로 분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는 모르는 유류세 이야기' 2편이다.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위한 인센티브를 약속하자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8/02/thescoop1/20240802142800627xxux.jpg)
최근 정부가 알뜰주유소에 약속한 인센티브란 한국석유공사가 기름 공급가격을 리터(L)당 최대 14원까지 낮춰주는 거다. 물론 모든 알뜰주유소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건 아니다. 관련 산식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유류세 할인폭을 줄였는데도 기름값을 확 끌어올리지 않은 알뜰주유소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건 분명하다. 쉽게 말해 소비자에게 싼 기름을 제공해야 인센티브를 받는 셈이다.
쟁점은 알뜰주유소만이 그런 혜택을 누린 만큼 소비자에게 싼 기름을 제공해왔느냐다. 주유소 업계는 오히려 알뜰주유소가 다른 주유소들보다 앞서서 기름값을 올렸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이번엔 인센티브의 형평성 문제를 따져보자.
■ 문제➋ 인센티브의 형평성 = 알뜰주유소만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나 '공급가 혜택'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공격을 받는다. 이번 정부의 '인센티브' 발표 후, 주유소 업계가 크게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정부로부터 기름을 싸게 공급받는 것만으로도 차별인데, 이젠 추가 인센티브까지 주겠다니 대놓고 밀어주겠다는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구나 전체 주유소 가운데 알뜰주유소의 비중은 11.8%에 불과하다. 4대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는 86.9%에 이른다. 다수를 배제하고 소수에 혜택을 주는 정책은 흔치 않다. 특별한 혜택을 준 게 아니냐는 시비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E컨슈머의 분석에 따르면 기름값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것도 PB주유소(브랜드가 없는 주유소)다. 유류세 인상 첫날인 7월 1일, 기름값을 올린 주유소 비율이 가장 적은 건 자영 알뜰주유소였다.
하지만 유류세 인상 일주일째에 기름값을 올린 주유소 비율이 가장 적은 건 PB주유소였다. 정부는 PB주유소에 어떤 인센티브나 혜택을 약속하지 않았다.
![유류세율 조정 이후 기름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8/02/thescoop1/20240802142801988epsq.jpg)


■문제➌ 인센티브의 타당성 = 그렇다면 알뜰주유소 업계는 정부 정책에 부응해 기름값을 낮게 유지하고 있을까. 그렇지도 않아 보인다. 지난 7월 12일 산업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6월 30일 대비 7월 7일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분과 유류세 환원분을 고려할 때 휘발유는 L당 30.3원, 경유는 31.4원 상승했다. 반면 알뜰주유소에선 휘발유 L당 24.6원, 경유 L당 26.3원 오르는 데 그쳤다."
알뜰주유소의 가격 인상폭이 작았다는 뜻이다. 이는 알뜰주유소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정부의 조치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석유유통협회는 7월 15일 "착시와 꼼수를 배제한 평가"라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유류세 조정 발표가 나온 6월 17일부터 조정 직전인 6월 30일까지 국제유가는 완만하게 상승했다. 이 기간 일반주유소는 휘발유와 경유를 L당 각각 21.87원, 24.91원 올렸다. 반면 자영 알뜰주유소는 각각 39.39원, 44.94원을 인상했다. 자영 알뜰주유소가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들보다 휘발유는 17.52원, 경유는 20.03원 더 인상했다."
쉽게 말해 자영 알뜰주유소는 정부 조치가 있기 전에 미리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조치 이후에는 마치 가격을 덜 올린 것처럼 착시가 생겼다는 주장이다.
물론 특정 시기만 끊어서 살펴보는 분석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협회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지 않다. 더스쿠프가 4대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와 알뜰주유소의 일평균 가격을 그래프로 비교해보니 유가 상승 시기에 알뜰주유소가 가격을 선제적으로, 또 급격히 올리는 경향을 보여서다.
예컨대, 올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판매가격은 1월 중순, 3월 말~4월 초, 6월 중순에 크게 뛰었다. 그런데 상승세가 나타나기 직전 4대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와 알뜰주유소의 평균가격 격차는 평상시보다 확 줄어들었다.
알뜰주유소가 4대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보다 앞서서, 더 가파르게 가격을 올렸다는 방증이다. 이런 현상은 상승기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났다.[※참고: 이를 두고 알뜰주유소만 꼼수를 피웠다고 하긴 곤란하다. 4대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들도 유류세 인하분을 잘 반영했다고 보긴 어려워서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이런 경향성이 유독 심했다. 올해 3월 말~4월 초, 6월 중순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수직에 가깝게 상승했다. 특히 유류세 인상 시기를 전후한 6월 17일부터 7월 7일까지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는 휘발유와 경유를 L당 각각 66.47원, 74.04원 올렸다. 그 어떤 브랜드 주유소들보다도 인상폭이 컸다. "알뜰쥬유소가 가격 인상기에 남들보다 앞서서 가격을 가파르게 올렸다"는 주장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셈이다.
정부가 이런 논란들을 잠재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알뜰주유소에 인센티브를 줘야 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면 된다. 그러려면 유류세 인하 효과 분석을 선행해야 함과 동시에 철저한 관리와 감독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지금처럼 시장에만 맡겨두는 유류세 인하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거다. 석유유통협회 관계자 역시 "철저한 관리ㆍ감독을 통한 공정한 정책"을 강조했다. 이젠 손을 볼 때도 됐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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