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리볼버' 쿨하고 멋지고 다 하는 전도연의 연기 차력쇼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퀸의 품격, 퀸의 품위다. 쿨하면서 심플하고 예쁜데 멋지기까지 한다. '여왕' 전도연의 연기 차력쇼를 담은 '리볼버'가 8월 극장가 과녁을 정조준했다.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영화 '리볼버'(오승욱 감독, 사나이픽처스 제작)가 지난달 31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약속을 되찾기 위한 주인공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직진 서사 위로 다양한 인물들이 관계하고 얽히며 촘촘하게 직조해 나가는 웰메이드 범죄물로 위용을 드러냈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재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김태곤 감독, 블라드스튜디오 제작)를 시작으로 31일 개봉한 코미디 영화 '파일럿'(김한결 감독, 쇼트케이크·무비락 제작), 이달 14일 개봉을 앞둔 정치 영화 '행복의 나라'(추창민 감독, 파파스필름·오스카10스튜디오 제작) 등 올여름 텐트폴 시즌 중 가장 절정인 8월 초, 여름 블록버스터 세 번째 라인업으로 이름을 올린 '리볼버'는 올여름 유일한 여성 원톱 영화다. 뿐만 아니라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여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여왕' 전도연의 전작 '비상선언'(22, 한재림 감독)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정통 스크린 컴백작으로 팬들의 기대도 상당하다.
전도연은 앞서 '무뢰한'(15)으로 오승욱 감독과 만나 필모그래피에 김혜경이란 독보적 캐릭터를 길이 남겼다. 9년 만에 만난 '리볼버'로 오승욱 감독과 재회한 전도연은 김혜경보다 더 진득하고 야성적인 날 것 그 자체의 농도 하수영으로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전도연이 연기한 하수영은 비리에 연루되어 감옥에 다녀온 전직 경찰이다. 유흥 업소의 온갖 불법 행위를 눈감아준 경찰들의 비리를 혼자 뒤집어쓰는 대신 큰 보상을 받기로 했지만, 2년 후 출소 뒤 약속 받았던 모든 것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리볼버'의 이야기는 앞 뒤 재는 것 없이 무섭게 전력 질주한다. 그야말로 사랑했던 사람도, 명예도, 부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먼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수영에게 남은 건 서슬 퍼런 독기뿐. 거친 자갈밭, 더러운 진흙 길을 가리지 않고 승냥이처럼 달려가 받아야 할 몫을 집요하게 받아내며 끝내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전도연만의 방식으로 쿨하게 멋지게 그렸다. 극강의 사랑스러움으로 '인간 러블리' 그 자체가 된 '일타 스캔들'의 남행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건조하며 차갑고 냉한 하수영의 얼굴로 180도 변한 '칸의 여왕' 전도연의 고품격 연기의 진수, 차력쇼가 '리볼버'로 빛을 발했다.
'리볼버'의 멱살을 잡고 이끄는 전도연에 '향수 뿌린 미친개'로 변신한 지창욱, 미스터리한 조력자 임지연의 서포트도 보는 맛을 더한다. 특히 수영에게 대가를 약속했던 투자 회사 이스턴 프로미스의 실세이자 대표인 그레이스의 동생 앤디로 나선 지창욱의 파격 행보가 등장마다 관객의 눈길을 제대로 붙잡을 예정. 광기에 쌓인 섬뜩한 히스테리부터 바닥을 찍은 절정의 지질함까지 시한폭탄 같은 매력으로 '리볼버'의 재미를 끌어올렸고 '더 글로리'의 연진이에게 지독함을 덜어낸 '순한맛 연진이'로 '리볼버'를 장악한다. 유흥 업소 마담 정윤선이 된 임지연은 하수영을 연기한 전도연과 정반대의 화려함과 특유의 말맛으로 강렬한 대비를 안기며 '리볼버'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충무로 잔다르크로 여름 극장가 방아쇠를 당긴 전도연. 연기 명사수 전도연이 스크린 과녁 짜릿한 '엑스텐'을 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리볼버'는 오는 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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