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부진→후반기 4할 맹타' 그런데 상무행이라니, 김현준 "더 경쟁력 있는 선수 되고 싶어서요"

안호근 기자 2024. 8. 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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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삼성 김현준이 1일 LG전 4안타를 치고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이제야 일하는 것 같아요."

또래 선수들끼리 붙어 다니며 '굴비즈'라는 애칭을 얻었고 삼성 라이온즈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로 기대를 모았으나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2개월 이상을 2군에서 보냈다.

후반기 콜업 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현준(22)은 올 시즌을 마치고 상무 입대가 확정됐으나 끝까지 그 전까지 불태우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김현준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팀에 7-0 승리를 안겼다.

이제야 환한 미소를 짓는 여유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2021년 입단해 지난해까지 준수한 활약과 기량 발전을 보이며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든든한 선수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올해는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시련을 맞았다.

전반기 치른 32경기에서 타율 0.154로 좀처럼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2군에서 68일이나 시간을 보냈다.

안타를 날리고 있는 김현준.
후반기 복귀 이후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12경기에서 타율 0.400. 지난달 20일 롯데전에 이어 다시 한 번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안타를 몰아쳤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상무 합격자가 발표된 날이었다. 김현준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시즌을 마치고 오는 12월 2일 입대하는데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불태우고 가야 한다"며 "전반기에 그런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본인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올 시즌 끝나고 군대 가기 전에 확실히 자기 모습으로 불태우고 가야한다. 지금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경기 후 만난 김현준은 "이제야 일하는 것 같다. 바짝 하고 가겠다"며 "퓨처스에서 하던대로 하니까 잘 풀리는 것 같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속의 7월'을 맞자 확실히 달라졌다. 남들은 무더위로 지쳐가는 시즌이지만 김현준은 7월만 되면 강했다. 2022년 타율 0.299, 지난해엔 0.357로 훨훨 날았다. 올해엔 0.357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다.

그는 "원래 7월에 좋은 걸로 알고 있다. 그냥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며 "다들 지쳤을 때 제가 경기를 뛰기 시작해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덥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진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조금이라도 팀에 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 뿐이다. 수비에서도 연일 몸을 날리며 남다른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제가 몸 사릴 때가 아니어서 수비에서 하나라도 보여줘야 한 타석이라도 더 나갈 수 있다 보니까 더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현준(왼쪽)이 안타를 치고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데뷔 후 다소 뒤늦게 부침이 찾아왔다.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됐을까. 김현준은 "제 입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주변에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을 해주신다"며 "저도 위기라고 생각은 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최근 워낙 잘하다보니 군입대 결정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김현준은 "제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 입대를 원했던 이유가 있다. 그는 "상무를 가게 되면 저를 더 발전시키고 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주변의 조언도 있었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다"며 "저를 조금 더 경쟁력 있는 선수로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가보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상무 입대를 통해 몸과 자신감을 키우고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선수들의 사례가 많았다. 김현준 또한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더 완벽하게 제 것을 만들어오고 싶다"며 "또 웨이트도 잘 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걸 중점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가을야구를 가면 군 입대 전까지 개인 시간을 보낼 여유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말에도 오직 팀만 생각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그 높은 데를 갈 수 있도록 보탬만 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시리즈에 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상무에 가서도 경기를 해야 한다. 경기를 계속하면 좋다"고 전했다.

경기 후 김현준(왼쪽 끝)이 박진만 감독(왼쪽에서 2번째)을 바라보며 환히 웃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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