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히로시마’ 경남 합천서 비핵·평화대회 개최

최상원 기자 2024. 8. 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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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 피폭 후유증을 앓는 원폭 피해자가 많이 살아서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남 합천에서 5일 비핵·평화대회가 열린다.

'합천평화의 집' 사무국장을 맡은 한정순 '한국원폭피해자 2세 환우회' 회장은 "원폭에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참혹한 현장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평생을 피폭 후유증의 고통 속에서 사는 피폭 1세와 피폭당한 부모로부터 대물림한 유전적 질환으로 힘겹게 사는 후손들의 애절한 삶의 아픔을 공유하며, 우리 사회에 비핵·평화의 간절한 소망을 알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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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로
당시 한국인 7만여명 피폭, 4만여명 목숨 잃어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남 합천에서 5일 비핵·평화대회가 열린다. 합천평화의 집 제공

원자폭탄 피폭 후유증을 앓는 원폭 피해자가 많이 살아서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남 합천에서 5일 비핵·평화대회가 열린다. 대회 다음날인 6일은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터지고 79주년이 되는 날이다.

원폭 2세 환우쉼터 ‘합천평화의 집’은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평화의 울림, 맞잡은 손’이라는 주제로 ‘2024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연다”고 2일 밝혔다.

대회는 오전 11시부터 원폭 피해자 작품·사진 전시회, 원폭 관련 도서 전시회, 비핵·평화 영화 상영과 시 낭송회 등 다양한 내용으로 열린다. 원폭 피해 1세와 2세가 자신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삶을 진솔하게 소개하는 이야기 한마당도 열린다. 핵무기금지조약 가입과 원자폭탄에 대한 역사인식 문제를 논의할 토론회도 준비돼 있다.

‘합천평화의 집’ 사무국장을 맡은 한정순 ‘한국원폭피해자 2세 환우회’ 회장은 “원폭에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참혹한 현장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평생을 피폭 후유증의 고통 속에서 사는 피폭 1세와 피폭당한 부모로부터 대물림한 유전적 질환으로 힘겹게 사는 후손들의 애절한 삶의 아픔을 공유하며, 우리 사회에 비핵·평화의 간절한 소망을 알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1945년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와 8월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터졌을 때, 모두 28만여명이 피폭됐다. 당시 한국인은 7만여명이 피폭돼 4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방 이후 생존자 3만여명 가운데 2만3천여명이 귀국했다. 목숨을 건진 사람도 다양한 후유증에 고통을 겪었다.

대한적십자사 집계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에 생존한 원폭 피폭자는 1716명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84.4살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경남 516명, 부산 384명, 대구 252명, 경북 104명, 울산 30명 등 전체의 75%인 1286명이 영남지역에 살고 있다. 일제강점기 경남 합천군에서 강제징용돼 일본으로 간 사람은 대부분 히로시마의 군수공장에 투입됐다. 이 때문에 합천군 출신들의 원폭 피해가 특히 컸다. 해방 이후 수천명의 피폭자들이 고향 합천으로 돌아오면서, 합천군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게 됐다.

게다가 ‘원자폭탄 피해자 1세대’의 후손들 가운데 상당수는 후유증의 대물림으로 태어날 때부터 난치성 희소병을 앓고 있다. 그러나 2016년 5월 제정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은 피해자 범위를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에 피폭된 원폭피해자 1세와 당시 태아였던 사람으로 제한한다. 심지어 피해자 2~3세대는 전체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피해자 2세들은 2002년 ‘한국원폭피해자 2세 환우회’를 결성하고, 경남 합천에 ‘합천평화의 집’을 운영하며, 2012년부터 ‘비핵·평화대회’를 열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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