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공포에 질린 코스피, 두 달 만에 2700선 붕괴…하이닉스 9% 급락
2일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내주며 3% 넘게 급락하고 있다. 2700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6월 10일 이후 두 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밤 미국 뉴욕 증시가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하자,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폭이 컸던 SK하이닉스는 특히 9%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1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08포인트(3.28%) 내린 2686.90을 기록하고 있다. 2.1% 내린 2719.39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밀려 낙폭을 점점 키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총 707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국내 기관은 5612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은 1조267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6614억원이 빠져나가고 있다. 차익거래는 114억원, 비차익거래는 6500억원 매도 우위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6개 종목을 제외하고 일제히 ‘파란 불’이 들어왔다. 1위 종목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49% 내린 8만200원에 거래 중이다. 2위 업체 SK하이닉스는 8.85% 내린 17만6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7만4000원까지 내렸는데, 이는 5월 3일 장중 최저가(17만3200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그 외에 현대차는 3.75%, 기아는 4.19% 하락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85%, KB금융은 5.89% 하락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6.92% 내리고 있다. 그동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꾸준히 올랐던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동반 약세를 띠고 있다.
코스닥지수 역시 3%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이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8.19포인트(3.47%) 내린 785.34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락장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총 166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국내 기관은 451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은 2191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은 1위 업체 에코프로비엠을 제외하고 대부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6%, 에코프로는 1.18% 내리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8% 넘게 급락 중이다.
이날 우리 증시가 급락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 밤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 뉴욕 증시가 큰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1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62포인트(-1.37%) 내린 5446.68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5.25포인트(-2.30%) 하락한 1만7194.15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4.82포인트(-1.21%) 내린 4만347.97에 마감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7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지난해 8월 첫째주(25만8000건) 이후 약 1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7월 14∼20일)는 187만7000건에 육박했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다시 썼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7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를 기록했다. 이는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인 48.8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PMI 하위 지수인 고용지수가 43.4로 전월 대비 5.9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2일 밤(한국 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7월 고용지표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이 확인된다면 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수요 둔화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면서 “시장에서는 실업률이 더 오르면 경기가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인플레이션)이 높지 않기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해 필요한 기준 금리 인하가 충분히 가능한 환경이며, 따라서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단기적 관점에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통화정책의 강도가 충분히 약하지 않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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