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조급함이, 편하게 해” 장재영도 도슨도 없지만 국대출신 외야수 존재감…젊은 영웅들에게 진심으로 건넨 한 마디

김진성 기자 2024. 8. 2. 13: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용규/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 조급함이…”

키움 히어로즈 외야에 부상자가 하나, 둘 늘어나자 어김없이 이 선수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최고참 이용규(39)다. 이용규는 올 시즌 56경기서 172타수 51안타 타율 0.297 1홈런 12타점 25득점 OPS 0.776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다. 특히 4할대의 출루율, 3할에 육박하는 타율이 단연 돋보인다.

2024년 7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이용규가 8회말 1사 후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이용규는 단돈 1억원에 입단한 2021시즌, 타율 0.296 1홈런 43타점 OPS 0.765로 맹활약했다. 이후 2년간 다시 주춤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혹을 앞둔 올해, 거짓말처럼 되살아난다. 이미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 많은 타석을 소화했다. 장재영, 로니 도슨의 부상, 이형종의 부진 등 후배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자리를 비우자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다.

타격, 수비, 주루 등 경기에 출전하면 뭔가 임팩트를 남긴다. 1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서도 대역전의 서막을 알리는 2타점 우전적시타에 이어 8회초 2사 1루서 김휘집의 우중간을 가르는 듯한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냈다.

2004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해 2017경기서 2127안타를 친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다. 젊고 재능 많고, 의욕이 넘치는 키움 야수들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감정이 든다. 자신도 선수이니 그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법은 없다. 대신 그들이 다가오면 성심성의껏 꿀팁을 전수하고, 생각을 공유한다.

1일 NC전을 마친 이용규는 “항상 똑같다. 경기에 나가면 출루를 우선 생각한다. 올해 출루율은 만족스럽다. 아직 뛰는 것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순발력은 나이를 먹으면서 좀 없어졌지만, 스피드 자체는 경쟁력은 있다. 야구하면서 다친 적이 많이 없어서 부상에 대한 부담도 없다”라고 했다.

후배들에 대한 애정 어린 얘기를 했다. “각 파트 코치님들이 있다. 내가 대단한 선수도 아니고 섣불리 얘기하지 않는다”라면서도 “후배들이 질문하면 내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이것’이라고 얘기를 해준다. 그 정도 어드바이스를 하고,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려고 한다. 그리고”라고 했다.

이용규는 평범하지만 이것을 강조했다. “좀 더, 자꾸 노력해야 한다. 그런 한 마디를 제일 많이 한다. 야구라는 게 노력 없이는 절대 잘 할 수 없다. 끊임없이, 잘 할 때까지 계속 노력해야 한다”라고 했다. 진짜 노력을 많이 해본 선수라서 할 수 있는 얘기다.

이걸 베이스로 깔면,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게 이용규 얘기다. 1일 경기서 3안타도 치고 결정적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대역전극 발판을 만든 변상권(27) 얘기를 꺼냈다. “야구를 못하면 2군에 갈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조급함이 실력을…내가 본 변상권의 기량과 야구장에서의 퍼포먼스가 굉장히 좀 다르게 나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기량은 충분히 좋은 선수인데, 기량이 실전서 다 안 나오는 건 마인드의 영역이라고 봤다. 이용규는 “좀 더 편하게 하면 좋겠다. 아까 얘기한 것처럼 타석에선 출루를 목적으로 하고 편하게 임하면 된다. 상권이가 결과에 너무 연연한다. 그런데 그건 굉장히…”라고 했다.

이용규는 변상권과 소통하면서 오히려 “별 말 안 했는데 사실 내가 더 고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권이가 오랜만에 1군에 올라와서 잘 했다. 계속 1군에서 잘 하면 좋겠다. 그래야 또 우리 팀이 강해진다”라고 했다.

그런 변상권은 "오랜만에 3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 팀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서 더욱 기쁘다. 제가 출루해서 점수가 나는 것을 보며 좀 뿌듯하기도 했다. 안타가 되기 힘들겠다고 생각하며 1루에 전력 질주를 했는데 1루에 아무도 없었다. 그걸 보고 ‘빨리 뛰면 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살아 나가서 찬스를 만들 수 있어 기뻤다. 뒤에 좋은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나와 승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극적으로 치려고 생각했던 공이 오면 배트를 내야겠다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았다"라고 했다.

2024년 4월 2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1루 주자 이용규가 1회말 무사 1루서 도슨의 1타점 2루타 때 홈을 밟고 홍원기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마이데일리

이용규는 이미 올해 연봉 2억원 가치는 다 보여줬다. 이제부터는 보너스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