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홍콩 ELS 자율배상 합의 9만 건 넘어

국민은행 배상 합의 5만 건으로 가장 많아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지난 1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는 모습 ⓒ연합뉴스

은행권의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이 9만 건 이상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홍콩 ELS 자율배상 진행 현황'에 따르면, 지난 달 19일까지 이들 은행에서 이뤄진 배상 합의는 9만2794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배상 진행 건 수는 13만9974건이다. 배상을 합의를 진행한 투자자 66.3%가 동의한 셈이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에서 가장 많은 배상이 이뤄졌다. KB국민은행은 7만8981건의 배상을 진행했다. 이 중 배상 합의는 5만5565건으로 합의율 70.4%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배상 진행 2만5565건 중 1만8505건이 합의됐다. 그 뒤로 신한은행이 2만3810건의 배상을 진행해 1만493건의 합의를 이뤘다. SC제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5081건, 3150건을 투자자에게 배상했다.

한 은행의 세부내역에 따르면, 손실액 대비 배상액 산정 비율은 평균 30.9%로 집계됐다. 실제 합의된 건의 손실액 대비 배상액 비율은 평균 33.7%로 나타났다.

앞서 홍콩 ELS 관련 손실 사태가 불거지자 판매사들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분쟁조정안을 토대로 자율배상에 나섰다. 특히 지난 5월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분쟁조정기준안을 근거로 분쟁 사례에 대한 배상비율을 30~65%로 결정하면서 은행의 자율배상 협상이 속도를 냈다.

자율배상과 별개로 ELS 불완전판매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 대상이다. 금감원은 자율배상 결과를 고려해 판매사들의 ELS 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 수위와 과징금 부과 규모를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투자자들에 대한 금전 배상을 통한 피해 회복을 제재와 과징금 경감 사유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