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가 스캔들' 정지훈 "김하늘과 로맨스 NO, 불륜 미화 걸렸다" [인터뷰④]
[OSEN=연휘선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화인가 스캔들'에서 활약한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이 선배 연기자 김하늘과의 연기 호흡을 비로해 '불륜 미화'라는 스토리 지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정지훈은 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최근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극본 최윤정, 연출 박홍균)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완수(김하늘 분)와 그녀의 경호원 도윤(정지훈 분)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치명적 스캔들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달 31일 10회(마지막 회)가 공개되며 막을 내렸다.
정지훈은 '화인가 스캔들'에서 경호원 도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와 관련 그는 "저에 대한 평가는 엊그저께 마무리 지었다. 제가 겪은 일이라 말씀드리자면 보통 드라마를 하면 '그 다음 내용이 어떻게 돼요?'라고 전화가 온다. 그 전화가 안 오면 드라마가 재미가 없는 거다. 제가 일이 있어서 KTX를 타고 지방에 갈 일이 있었는데 무의식 중에 어떤 분이 계속 저를 쳐다보는 거다. 제가 해드릴 게 있으면 빨리 받아야 내가 책을 읽거나 전화기라도 보겠는데 오히려 제가 '하실 말씀이라도?'라고 했는데 내리시길래 이제 좀 쉬겠다 싶었는데 어머님이랑 따님이 '드라마 너무 잘 보고 있어요'라고 하시더라. 디즈니+ 가입자시냐고 역으로 여쭈면서 '도윤이 죽나요?'라고 물어보셔서 끝까지 봐달라 했다. 거기서 제 캐릭터에 대한 평가로 '도윤이 너무 재미있고 새로운 느낌이예요'라고 해주셔서 얻을 건 다 얻었다고 생각했다"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내 여자 할래요'와 같은 클리셰 같은 도윤의 대사들에 대해서도 그는 "김하늘 선배와 무지하게 대화를 나눴다. 느끼하지 않은지, 오그라들지 않는지 계속 물었다. 이렇게 할지, 저렇게 해볼지, 밝게 할지, 눌러 볼지 계속 해봤다. 저 뿐만 아니라 김하늘 선배도 '나랑 잘래?'라고 할 때 어떤지 꾸준히 대화를 나눴다"라고 했다.
또한 "그 부분에 냉정하게 호불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갑자기 왜?', 여성 시청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갑자기 던지는 멘트 같았다. 그런데 그게 사실 드라마다.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하는 장치인데 저는 배우로서 작가님이 대사를 쓴 걸 충실하게 쓸 의무가 있다. 차선책도 생각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묵묵히 대사를 내가 어떻게 오그라들지 않게 살릴 수 있을지가 최선이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화려한 액션과 절제된 연기에 대한 호평과 별개로 극 중 도윤과 완수의 관계를 둘러싸고 '불륜 미화'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정지훈은 "꼬집어야 한다. 저도 그 부분이 걸렸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그 부분이 걸려서 작가님, 감독님, 김하늘 선배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라며 "불륜이 아닌데 서로 끌어당기는 일부분이다. 제가 목숨 걸고 (완수를) 게속 지켜주지 않나. 완수도 도윤에게 관심도 없었는데 '이 여자는 모두가 적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거다. 친구의 죽음을 밝히러 화인가에 들어갔다가 지켜주자고 시작한 일이 불쌍하게 여기고 동정하면서 사랑하게 되는 거다. 제 대사 중에 '사랑하면 안 되는 사람이잖아요'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다. 그게 결정적이었다. 오완수도 '이렇게까지 목숨을 걸고 지켜주네?'라고 느끼게 된다"라고 평했다.
더불어 "그러면서 5~6회에서 키스는 왜 하시냐고 물으실 것 같더라. 말씀을 드려보자면 나를 지켜주려고 칼에 찔린 사람이 애처롭고, 서로에 대한 동정심에 이끌린 한번의 실수가 아닐까 싶다. 저희는 불륜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너무 번외지만 6.25 때 전쟁 났는데 북한 부부가 남한에 와서 또 사랑해서 가정을 꾸리는 그런 부부들이 있지 않나. 북한에 아내와 아이들이 있지만 외로움과 이끌림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런 이끌림을 못 이긴 경우라고 생각했다. 불륜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하늘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김하늘 선배님과 처음이다. 시상식에서도, 광고에서도 뵌 적 없었다"라며 놀라움을 표한 그는 "제가 고등학교 때 1998년도에 데뷔를 했다. 그 때 김하늘 선배는 모델로서는 지금의 아이돌 같았다. 지금도 물론 아름다우시지만 그 때의 얼굴의 느낌은 되게 신선하면서 제 주위 모든 남자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이었다. 그러고 나서 분명히 어느 작품에서 접점이 있을 법 하기도 했는데 저도 데뷔가 20년이 넘는데 드디어 만났다. 오히려 지금 만나서 연기를 하니까 훨씬 편안하고, 같이 맛집 얘기하고, 몸 아픈 데 이야기하고, 어디가 좋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작품 얘기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케미를 밝혔다.
'멜로퀸'으로도 호평받아온 김하늘과의 로맨스에 대해서도 그는 한번 더 "저희 드라마에 로맨스가 있냐"라고 의문을 표했다. 또한 "자세히 보면 다 즉흥적이다. 캐릭터들이 둘 다 파이팅이 있고 너무 즉흥적이다. 두 캐릭터가 손을 잡을까, 말까 하는 게 있으면 불륜이다. 정을 통하는 것이지 않나. 그게 있으면 불륜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끌리고, 갑자기 눈빛 교환하고. 그게 연민 같은 장치 들이었다. 그래서 로맨스보다는 즉흥적인 멜로가 있고, 로맨틱함은 없는 드라마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인터뷰⑤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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