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물리학도 매년 쏟아지는 유럽…韓 이공계 인력난 돌파구

코벤트리(영국)=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2024. 8. 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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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로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의 규모가 2025년부터 매년 평균 2~3%씩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유럽과의 인력 교류가 기초과학 연구인력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부터 영국 코벤트리 워릭대에서 열린 '한국·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4)'에 기조강연자로 참석한 세계적 양자물리학자 김명식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물리학과 교수는 "국제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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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식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교수
한국 1세대 양자 정보·양자컴퓨터 연구자인 김명식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물리학과 교수가 31일(현지시간) 한국·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4)에 참석해 양자컴퓨터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학령인구 감소로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의 규모가 2025년부터 매년 평균 2~3%씩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유럽과의 인력 교류가 기초과학 연구인력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부터 영국 코벤트리 워릭대에서 열린 '한국·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4)'에 기조강연자로 참석한 세계적 양자물리학자 김명식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물리학과 교수는 "국제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 1세대 양자 정보·양자컴퓨터 전문가다. ICL에서 양자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채 서른이 되기 전인 1990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2000년부터 영국 퀸즈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임하다 2010년 지도교수였던 피터 나이트 교수가 정년퇴직하자 그의 뒤를 이어 ICL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게 됐다. 양자물리학 연구로 2009년 영국 아이리시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됐다. 2022년 독일 훔볼트재단이 최고의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훔볼트상을 받은 세계적 석학이다.

김 교수는 "ICL 물리학과에는 1년에 240명 정도의 신입생이 케임브리지대·옥스퍼드대 물리학과에도 1년에 240명~250명이 입학한다"고 했다. 세계 최상위권 대학에 매년 700여명의 물리학도가 꾸준히 배출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는 미국의 주 하나에서 배출하는 전체 물리학과 신입생과 맞먹을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기계공학, 전자통신 분야에 강하니 영국이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 얻을 것은 명확하지만 한국이 영국과의 협력으로 얻는 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며 "그건 기초과학에 필요한 인력"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적으로 기초과학을 택하는 학생이 아주 많아 기초과학 인력풀이 매우 풍부하다"고 했다. 갈수록 줄어드는 국내 기초과학 연구인력을 유럽과의 교류를 통해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대학생이 기초과학을 택하는 이유는 대학이라는 기관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서다. 그는 "영국에서 공대, 의대, 법대는 직업을 위한 훈련 과정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라며 "대학을 사회 진출 전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찾는 마지막 기회로 보다보니 해보고 싶던 학문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다"고 분석했다. 

교수가 가르친 학생 중 많은 수가 졸업 후 금융권으로 진로를 택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전혀 나쁜 방향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물리학과에 입학한 700명 모두가 물리학 석·박사의 길을 가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는 아니다"라며 "생각하는 범위를 넓히고 논리적 능력을 높이는 것으로도 기초과학의 소명을 다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유럽의 기초과학이 한국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라기 보단 기초과학을 배운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유럽 국제협력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벤트리(영국)=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n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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