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드 ‘휴민트의 힘’…두달전 숙소에 폭탄 심어 타깃 암살했다

민병기 기자 2024. 8. 2. 11: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암살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자랑하는 휴민트(인적 정보)의 힘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암살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허용한 '정보 실패'로 체면을 구겼던 모사드가 휴민트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시긴트(신호 정보), 위성촬영 등 이민트(영상 정보)까지 총동원해 역량을 다시금 보여준 작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정보기관 정교한 작전 성공
이란 방문 하니예 투숙이력 확인
혁명수비대 경비 뚫고 폭탄 설치
방에 있는지 체크 뒤 원격 폭발
반입과정·은닉비결은 미스터리
암살당한 헤즈볼라 지휘관 장례식 1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의 장례식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슈크르의 관을 운구하고 있다. 슈크르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베이루트의 한 건물에서 사살됐다. AP 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암살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자랑하는 휴민트(인적 정보)의 힘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암살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허용한 ‘정보 실패’로 체면을 구겼던 모사드가 휴민트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시긴트(신호 정보), 위성촬영 등 이민트(영상 정보)까지 총동원해 역량을 다시금 보여준 작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익명을 요구한 중동 관료 7명과 이란 관료 2명, 미국 관료 1명에게 확인했다며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지난달 31일 자신이 묵던 귀빈용 숙소 네사트에 몰래 설치됐던 폭탄에 의해 암살됐다고 보도했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방에 미리 설치된 폭탄은 AI를 사용한 첨단 장비”라며 “하니예가 실제로 방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란 영토에 있던 모사드 공작원들이 원격으로 폭탄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모사드는 하니예가 이란 혁명수비대가 경비를 맡고 있는 네사트에 과거 수차례 묵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2개월 전 폭탄을 설치했고, 실제 하니예가 방에 있는지를 확인한 뒤 폭탄을 터트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당시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이슬라믹 지하드의 지도자 지야드 알 나할라가 옆방에 있었지만 피해가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도 제한적인 폭발이었다. 이란 측은 폭탄이 언제 어떻게 혁명수비대가 보호하는 건물 안으로 반입됐고, 폭발 때까지 발각되지 않았는지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해 충격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의 최측근 푸아드 슈크르 암살 역시 정교한 작전으로 이뤄졌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혼잡한 거주 지역인 다히예의 한 아파트에 슈크르가 머물고 있는 사실을 확인 후 정확하게 해당 건물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이 이뤄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부하들에게 스마트폰을 버리라고 간청할 정도로 이스라엘의 정보 능력에 대한 불안은 ‘편집증’에 도달할 정도”라고 보도했다.

이 두 건의 암살 사건으로 지난 1월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의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의해 이스라엘인 11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뮌헨 참사 이후처럼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들(10월 7일 공격 관계자)이 어디에 있든 우리는 손을 뻗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모스 야들린 전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장은 FT와 인터뷰에서 “뮌헨 참사 후 ‘신의 분노’ 작전은 10년간 지속됐다”며 “10월 7일 공격 책임자들에 대한 암살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