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XY염색체’ 복싱선수… 해리스가 공격받는 이유
美서 보수 대 진보로 갈려 ‘문화 전쟁’ 중
밴스 등 보수 진영 맹폭…“해리스가 원하던 세상”
1일 파리올림픽 여성 복싱 경기에서 ‘XY 염색체’를 가진 아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안젤라 칼리니(25·이탈리아) 선수에 46초 만에 승리를 거둔 것이 대서양 건너 미국 보수 진영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미국에선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느냐를 놓고 공정성 논란과 함께 보수·진보 간 ‘문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보수 유권자들이 “더는 싸울 수 없다”며 기권패를 한 칼리니의 눈물에 감정이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성소수자(LGBTQ)에 대한 차별 정책 폐지를 주장해 온 바이든 정부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하며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여기에 굉장히 비판적이기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미 보수 진영의 라이징 스타인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USA’ 대표는 1일 X(옛 트위터)에서 경기 영상을 공유하며 이를 ‘광기(Insanity)’라 표현했다. 그는 “칼리니는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46초 동안 버텼고, 그녀의 인생 도전은 여성을 때리는 남성에 의해 도난당했다”며 “이 이데올로기는 순수한 악(Evil)”이라고 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이를 공유하며 “이게 바로 카멀라 해리스의 생각이 이어지는 곳”이라며 “복싱 시합에서 성인 남성이 여성을 때리는 건 역겨운 일이며 지도자들 모두가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했다. 부통령 후보로 경합했단 톰 코튼 상원의원은 “여성 복싱에 출전하는 남성은 터무니없고, 이걸 지지하는 해리스는 더 나쁘다”라고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올림픽 무대에서 남성이 여성 복싱에 참여해 여자의 얼굴을 때리도록 허용한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여성의 꿈이 남성에 의해 무너지는 것을 보는 건 역겨운 일”이라고 했다. 강성인 로런 보버트 하원의원 역시 “생물학적인 남성에게 구타당하지 않고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 건 차별이 아니다”라며 “안젤라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수도 있는데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스스로를 완전히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남성이 여성 스포츠에 뛰는 걸 찬성하는 해리스는 이를 비난하거나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녀는 급진좌파의 화신”이라고 했다.
보수 정치인과 지지자들은 이번 경기를 부각하며 “이것이 민주당과 해리스가 원했던 세상”이란 구호를 앞세우고 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각 주(州)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부 운동경기 참여를 막는 법안을 추진해 왔다. “선수들이 사회적 성(性)인 ‘젠더(Gender)’가 아니라 생물학적 성인 ‘섹스(Sex)’에 따라 남녀부 출전 경기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인데 화장실, 샤워 시설 이용에도 이런 논리를 앞세웠다. 민주당은 이걸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규정, 정반대 정책을 추진해 왔다. 바이든이 취임 첫날 ‘학교 내 스포츠 성차별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올해 4월 공개한 이른바 ‘타이틀9 ‘개정안을 보면 학교가 트랜스젠더에 대한 모든 종류의 성차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지침을 담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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