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신중인 베네수 야권 리더 "마두로 참패…목숨 걸고 투표 영수증 확보"

마차도, WSJ 기고문 게재…마두로, 투표소서 방해 공작
"자유로워질 때까지 쉬지 않을 것…국제사회 결정해야"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당 대표(왼쪽)과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UN본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의심스러운 투표 기록을 흔들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겼다는 주장에 반대해 일어난 시위에서 4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쳐 또 다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4.07.30.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의 부정 의혹을 제기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민주 야권 지도자가 1일(현지시간) 정부로부터 쫓기는 속에서도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패배를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차도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마두로가 참패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마차도는 "마두로 대통령은 에드문도 곤살레스에게 67% 대 30%의 압도적인 표차로 패배했다"며 "이를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24개 주 중 단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며 "이는 네 차례의 신속 표본 집계(quick counts)와 두 차례의 독립적인 출구조사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모든 투표 영수증을 통해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부정선거 증거로 투표소에서 확보한 '투표 영수증'을 언급했다. 그는 마두로 정권이 승복하지 않을 것을 대비해 전국 투표소의 80% 이상에서 투표 영수증을 직접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두로 정부가 속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우리는 수년 동안 정권이 어떤 속임수를 쓰는지 알고 있었고, 선거관리위원회(CNE)가 전적으로 정권의 통제 하에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월요일(29일) 아침 우리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영수증을 모았고 오후가 되자 우리는 승리를 수학적으로 확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치를 확보했다"며 "다음 날 전 세계가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업로드했고 전 세계 국가 원수들에게 공개됐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미라플로레스 궁 발코니에서 두 팔을 벌리고 있다. 2024.07.3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마차도는 선거 결과를 숨기려는 마두로 정권의 방해 공작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투표소에서 (투표 영수증 수집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을 무력화하기 위해 행동했다"며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자들은 밤새 목숨을 걸고 투표 영수증을 지켜냈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의무를 다했고 마두로 대통령을 투표로 물리쳤다"며 "이제 국제사회가 명백히 불법적인 정부를 용인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압은 즉시 중단되어야 하며,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긴급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우리는 자유로워질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지난 29일 투표 종료 후 80% 개표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1.2%를 득표해 곤살레스 후보(44.2%)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개표 결과는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최측근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지난달 30일 부정선거 의혹으로 초래된 반정부 시위의 책임을 물어 곤살레스 후보와 마차도에 대한 체포 영장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마차도를 비롯한 야권 인사들은 현재 몸을 숨기고 있다.

마차도는 "우리 팀 대부분은 숨어 있으며 7개 외교관을 추방한 후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있는 보좌관들은 브라질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페루,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등 선거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한 중남미 7개국 외교관을 추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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