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이스라엘, 레드라인 넘었다” 보복 천명
베이루트 공습에 비례해 공격할 듯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보복을 천명했다.
1일(현지시간) 나스랄라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이자 자신의 ‘오른팔’ 격인 군사고문이었던 푸아드 슈크르의 장례식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면서 “당신들은 자신들이 넘은 레드라인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스랄라의 연설은 보안을 이유로 장례식장이 아닌 모처에서 이뤄져 화상으로 중계됐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불가피한 대응”을 기다려야 한다며 그 대응은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의 민간인 건물을 표적으로 삼은 것에 비례해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안하려는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닌 진정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응이 확전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랄라는 이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를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대한 헤즈볼라의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 주거지역을 폭격, 슈크르 외에도 민간인 5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크게 다쳤다. 민간인 사망자 5명 중 2명은 어린이, 3명은 여성이었다. 슈크르의 시신은 폭격 이튿날 건물 잔해에서 발견됐다.
이스라엘은 슈크르가 사흘 전 발생한 골란고원 축구장 로켓 공격을 주도했다며 이에 대한 보복 차원의 작전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골란고원의 한 축구장에 로켓이 떨어져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자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해 왔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이를 부인해 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과 매일 무력 충돌을 벌여 왔으나, 이는 대체로 국경지대에 국한됐다.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10월8일부터 계속된 헤즈볼라와의 무력 충돌 국면에서 베이루트 내 헤즈볼라 목표물을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07311156001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에 대한 폭격으로 헤즈볼라 고위급 사령관을 제거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 한복판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된 상황이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이스라엘에 “가혹한 보복”을 명령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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