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시호 ‘국정농단’ 출정기록 첫 공개…8개월간 검찰만 51차례 방문
“이재용 회장은 1년간 9차례…이례적”
민주당, 검찰의 ‘특혜 제공 의혹’ 주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수사 당시 출정 기록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회장이 1년간 검찰에 9차례 출정한 것과 달리, 장씨는 8개월간 51차례나 출정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장씨에게 출정을 통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2일 법무부로부터 받은 장씨와 이 회장의 국정농단 수사 출정 기록을 공개했다. 두 사람이 당시 검찰과 법원에 출정했던 구체적인 횟수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에 따르면 장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약 8개월간 검찰에만 51차례의 출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재구속됐던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1월까지의 기간에도 검찰에 17차례 출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 의원실은 장씨의 이같은 검찰 출정이 일반적인 사례에 비해 특이할 정도로 많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수만명에 달하는 수용자들 중 2017년 기준으로 1년간 10차례 이상 검찰에 출정한 이들은 63명 가량으로 소수인데, 이보다도 5배 이상 많은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17년 2월부터 1년간 검찰 출정이 9차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출정은 때론 피의자의 인권 침해가 될 수도 있으나, 검사의 재량에 따라 편의를 제공한 사례도 있다. 장씨의 경우에는 국정농단 수사 당시 담당검사였던 김영철 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와 긴밀한 관계였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어, 잦은 출정에 따른 특혜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장 의원실은 보고 있다.
장 의원은 “이번 자료는 김영철 차장검사가 장시호씨의 구속시 사적 편의 제공이 지나치게 과도하고,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라며 “김영철 차장검사는 숨어서 해명하지 말고, 본인의 탄핵 청문회에 출석해 장시호씨에 대한 특혜 의혹을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김 차장검사의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관련된 청문회를 오는 14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은 김 차장검사가 국정농단 수사 당시 이 회장에 대한 형사처벌 등을 목적으로 증인인 장씨에게 허위 증언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검찰 등에선 김 차장검사와 장씨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대검은 지난 31일 입장문에서 “민주당에서 주요 탄핵 사유로 김 차장검사와 특정인(장씨)의 관계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미 해당 특정인이 허위임을 밝힌 바 있어 부당한 탄핵 추진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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