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1인자 일정 파악 이스라엘…"방까지 집어내 AI폭탄 설치"

유영규 기자 2024. 8. 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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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스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장례식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란에서 체류 중이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1인자를 암살하기 위해 휴민트(인적정보)와 첨단무기 등 축적한 역량을 총동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란을 세 차례 방문했고, 이스라엘은 이 같은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하니예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반복적으로 이란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모사드가 그의 행동 패턴을 분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하니예는 지난달 31일 테헤란 북부에 위치한 귀빈용 숙소 6층 건물 중 자신의 방에서 폭사했습니다.

모사드는 하니예가 사용할 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폭탄을 설치했습니다.

폭탄을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모사드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니예가 사용할 방을 예측하는 것도 힘들지만, 숙소 건물의 경호를 맡은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눈을 피해 폭탄을 반입하는 것도 고난도의 공작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일각에선 사전에 폭탄을 설치한 것이 아니라, 폭탄이 하니예 일행의 수화물에 섞여 숙소로 반입됐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됩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관계 전문가인 로넨 솔로몬은 폭탄 설치와 관련해 "이란 정권의 반대파나 하마스 내 하니예 반대 세력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니예의 방에 설치된 폭탄은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폭탄에 설치된 AI의 정확한 기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란에 잠입한 모사드 공작팀은 하니예가 방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원격으로 폭탄을 터뜨렸습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재단'의 마크 듀보위츠 대표는 "모사드가 이란 내부에 얼마나 깊숙하게 침투해 있는지 이란 최고 지도자도 알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전에도 이란 내부에서 다양한 암살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모사드는 지난 2020년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주도한 과학자 모흐센 파크리자데의 암살 배후로 지목됐습니다.

암살 당시 파크리자데는 부인과 함께 테헤란 동쪽의 휴양지에서 경호팀의 보호 아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기관총 공격을 받았습니다.

사건 이후 이란 당국 조사 결과 현장에서 발견된 픽업트럭 위에 설치된 기관총은 원격으로 발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스라엘은 2010년에서 2012년까지 테헤란에서 핵 개발 참여 과학자 4명이 암살된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니예 암살과 관련해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구체적인 사항을 브리핑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공식적으로는 어떠한 입장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다비드 바르네아 모사드 국장은 올해 초 하마스의 테러 공격과 관련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책임이 있는 자들이 어디에 있든 우리 손으로 잡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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