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30㎏ 감량...‘슈퍼 비만치료약’ 나온다

2024. 8. 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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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릴리 ‘마운자로’ 국내 품목허가
과체중 환자 임상실험서 효과 입증
공급 부족...구체적 국내 출시 미정
삭센다·위고비와 글로벌 시장 3파전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한 한국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마운자로 홈페이지]

비만약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한국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마운자로는 무려 2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비만약으로, 임상 실험에서 2년 만에 30㎏이 감량된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출시된 비만약 중 가장 효과가 크다.

2일 한국릴리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마운자로를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승인했다. 앞서 마운자로는 지난해 6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한 식이·운동요법의 보조제로 적응증(치료 범위)을 획득했다.

이번 승인이 특별한 것은 이제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일반인도 이 약을 사용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질병 치료가 아닌 다이어트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마운자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마운자로를 개발한 일라이 릴리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공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마운자로를 투여한 뒤 84주 후 참가자들의 체중이 원래보다 26.6% 감량되는 효과를 보였다. 감량된 평균 체중은 29.2㎏이었다.

해당 참가자는 평균 체중이 109.5㎏인 과체중 환자들로, 2년 가깝게 마운자로를 투여한 결과 30㎏가량 체중이 빠졌다는 의미다.

마운자로는 위 억제 펩타이드(GI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이중 작용제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인다. GIP는 지방세포를 분해하고 메스꺼움을 줄여준다. 마운자로는 GLP-1과 GIP를 동시에 겨냥해 혈당을 낮추고, 체중과 체지방량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이중 작용 효과로 인해 월등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

이 같은 효과가 알려지면서 이미 마운자로는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마운자로는 세계적으로 약 20억달러(2조7252억원)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출시된 비만약은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 뿐이다. 2018년 출시된 삭센다는 임상에서 평균 8%이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이후 역시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도 지난해 4월 국내 품목 허가를 받았지만 해외 수요가 많아 국내 출시는 미뤄지는 상황이다.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는 약 15%다.

마운자로 역시 위고비와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품목 허가는 획득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탓이다.

데이브 릭스 일라이 릴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산업 투자 행사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지난해 12월 ‘젭바운드(마운자로의 미국 제품명)’가 주당 2만5000건의 신규 처방을 기록했다”며 “예상치를 초과하는 시장 수요 덕분에 올해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만만치 않다. 주1회 주사를 맞아야 하는 마운자로는 미국 기준 한 달 약값이 약 130만원이다. 1년이면 1500만원, 2년이면 3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미국 약값을 기준으로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0년 540억달러(약 74조806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삭센다·위고비·마운자로의 치열한 경쟁 속에 비만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조짐이다.

지난해에만 삭센다는 약 1조3000억원, 위고비는 약 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는 가장 큰 체중 감량 효과를 가진 마운자로의 판매가 본 궤도에 오르면, 곧 삭센다·위고비의 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비만약 열풍은 지속되는 추세”라며 “이 중에서 마운자로는 가장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출시가 된다면 많은 다이어터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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