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경주는 어땠을까? ‘렌즈 속 시간 여행’ 사진전

신라 원성 왕릉 무인석 모습. 경북도 제공

100년 전 경주는 어땠을까?

경북도는 “5일부터 24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1층 전시실에서 ‘렌즈 속 시간 여행, 100년 전의 경주 고적 사진전’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고적조사’ 사업에서 사진 촬영을 담당했던 일본인 연구자와 사진작가가 1909∼1920년까지 남긴 경주 유적 사진 100여점과 기록 자료를 볼 수 있다. 조선고적조사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식민 지배에 대한 역사적 당위를 설명하기 위한 자료 확보와 기록을 목적으로 한반도 전역에 있는 고적을 조사한 사업이다.

경주박물관 주임 모로가 히데오가 일본왕실방문단에게 선물했던 신라 토기인 굽 달린 긴목 항아리. 경북도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석굴암 원형 모습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경주 동양헌 사진관 쪽이 1912∼1915년까지 촬영한 석굴암 해체복원 공사 전·후 전경과 보고서, 도면 등을 담은 사진 37장이 선보인다. 또 1926년 경주박물관 쪽이 일본왕실방문단에게 선물했던 신라 토기인 굽 달린 긴목 항아리 실물도 처음 공개된다. 이 토기는 최근 일본에서 발견돼 국내로 반환됐다.

1916년 신라 최고의 공예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경주 사천왕사 녹유 신장상’을 일본인 모로가 히데오가 도굴한 정황을 전하는 편지와 유물 출토 지점을 표시한 도면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는 일제강점기 일본의 신라 고분의 도굴과 불법 증여를 증명할 실물 자료다.

경북도와 ㈔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은 조선고적조사의 세부 과정과 유물 반출 경위 등을 분석해 재정리한 ‘한국고고학자가 새로 쓰는 조선고적조사보고’ 시리즈를 발간해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유산 기록을 찾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렌즈 속 시간 여행, 100년 전의 경주 고적 사진전. 경북도 제공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