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패닉 모드"…美증시 `공포지수` 3개월 만 최고치

신하연 2024. 8. 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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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뉴욕증시 3대지수 일제히 급락
'고용시장 급랭'에 경기 침체 우려↑
[연합뉴스 제공]

급격한 경기둔화 우려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부각된 가운데 미국 증시 '공포지수'도 3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패닉 모드'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옵션에 기반해 변동성을 측정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장중 19.4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19일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VIX지수는 이후 전장 대비 2.23(13.63%) 오른 18.59로 장을 마쳤다. 지난 6월 말 12.44에 그쳤던 VIX지수는 지난달부터 49.4%나 급등한 상태다. 지난달 24일 하루에만 22.55%나 오른 바 있다.

이날 S&P500지수(-1.37%)를 비롯해 나스닥종합지수(-2.30%),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21%) 등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은 지난달 10일 고점 대비 8% 가까이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rm(-15.72%)의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감에 엔비디아(-6.67%), 브로드컴(-8.50%), AMD(-8.26%), 슈퍼마이크로컴퓨터(-4.19%) 등 반도체 관련주도 급락했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14% 급락, 전일 상승분(+7.01%)을 그대로 반납했다. 이날 낙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하루 최대다.

이날 실적을 내놓은 아마존과 인텔은 시간 외 거래에서 각각 6.9%, 18.9% 떨어졌다.

향후 금리 인하 기대와 침체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미 국채로 몰리면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월 초 이후 처음으로 4% 아래로 내려갔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0.06%포인트 내린 3.97%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도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사하자 증시는 강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고용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지난주(7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지난해 8월 첫째 주간(25만8000건) 이후 약 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7월 14∼20일)도 187만7000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48.8)를 밑돌았고, 그 하위지수인 고용지수는 전달 대비 5.9 급락한 43.4로 2020년 6월 이후 최저였다.

이에 따라 2일 미국의 7월 실업률과 비농업 고용지수 등 고용시장 지표 발표를 앞두고 신중론이 부각됐고, 시장에서는 7월에 기준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리스금융그룹의 제이미 콕스는 "이날 제조업 PMI가 일회성인지, 혹은 전례 없는 침체를 향해 가는 진전인지를 두고 시장이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전날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토머스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제조업 지표가 추가 하락 시 3분기에 미국 성장이 모멘텀을 잃을 위험성이 커진다"면서 고용 지표 급락 시 '연준이 금리 인하 시작을 너무 늦게 한다'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봤다.

실업률과 침체간 상관관계를 제시한 '삼의 법칙'으로 유명한 클로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7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연준이 올해 9·11·12월 FOMC 회의를 앞둔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적어도 0.75%포인트(0.25%포인트씩 3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5.5%인 금리 상단이 12월 4.75%로 내려갈 것으로 보는 견해(58.9%)가 과반이고, 4.5%(35.5%), 4.25%(5.4%) 등이 뒤를 잇고 있다. 0.25∼0.5%포인트 인하 전망은 자취를 감췄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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