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에 도루 저지도 2번, 8월 첫 날에도 이어진 ‘화려한 7월’의 기세···강민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화려한 7월’의 뜨거움이 8월 첫 날까지 이어졌다. 1985년생. 한국 나이로 ‘불혹’의 나이에 심지어 포지션은 체력 소모가 가장 심한 ‘포수’지만, 강민호(삼성)에게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강민호는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와 원정경기에 4번·포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삼성은 LG를 7-0으로 완파했고 위닝시리즈와 함께 LG와의 격차를 2경기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강민호는 7월 한 달간 무시무시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8을 기록했고, 무려 11개의 홈런과 26타점을 쏟아냈다. 홈런과 타점 모두 월간 1위였으며 홈런의 경우 1992년 장종훈, 1998년 이승엽, 2002년 심정수, 2008년 김태완, 2015년 박병호가 기록한 10개를 뛰어넘어 월간 신기록을 작성했다.
현재 강민호는 가장 유력한 7월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KIA의 ‘천재 타자’ 김도영과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이나 강민호 쪽이 좀 더 유리하다.
7월의 기세는 8월 첫 날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이날 강민호는 1회초 1사 1·3루에서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깨끗한 중전 1타점 적시타를 치며 포문을 열었다. 이날 삼성이 한 점도 안 주고 승리를 거두면서, 강민호의 적시타는 결승타가 됐다. 2회초에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좌전안타를 기록,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이날 강민호는 수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2회 2사 1루, 5회 2사 1루에서 상대 도루 시도를 모두 잡아낸 것이 대표적이었다. 특히 강민호가 잡아낸 LG의 주자가 역대 5명 밖에 없는 ‘400도루 클럽’ 가입자인 박해민이었기에 의미가 더욱 컸다. 결과적으로 강민호가 잡아낸 2번의 도루 시도는, LG 공격의 맥을 끊는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강민호는 이번 시즌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15홈런 5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 0.373, 장타율 0.500. 도저히 불혹의 나이로는 보이지 않는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포수로써 거두고 있는 타격 성적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강민호는 이번 시즌 포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가며 소화하고 있는데, 포수로써 타율 0.316 13홈런 4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 0.380, 장타율 0.520으로 모두 자신의 시즌 전체 성적보다 좋다. 시즌 초반 이병헌과 마스크를 나눠쓰는 일이 많았지만, 최근 강민호가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강민호가 대부분의 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노장의 투혼은 아름답다’는 말은 강민호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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