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잘 만난 박하준·임종훈 혼성경기 메달로 병역 면제…도경동은 2개월 조기전역
사브르 단체 金 ‘뉴 어펜저스’도경동은 전역 2개월 앞당겨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3명, 파리에서도 벌써 3명
올림픽출전 선수에게 메달이란 ‘세계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는 자부심과 같다. 동시에 병역 의무를 아직 다하지 않은 한국 남자 선수들에겐 ‘병역 특례’라는 엄청난 혜택이 주어진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한국 남자 선수는 메달을 따야 할 동기가 2개”라고 보도할 정도다. 병역법 시행령 제68조에 따르면 올림픽에서 3위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1위에 오르면 체육요원으로 대체 복무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 개막돼 중반전에 들어선 파리올림픽에서 벌써 3명의 병역특례자가 나왔다. 사격의 박하준(24), 탁구의 임종훈(27), 펜싱의 도경동(25)이 주인공. 흥미로운 점은 군 복무를 앞둔 박하준·임종훈이 각각 공기소총 혼성·탁구 혼성등 복식 단체전에 출전 각각 은메달·동메달을 따는 등 여자선수 짝의 도움 덕에 병역특례 혜택을 얻었다는 것.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을 딴 박하준은 이번 올림픽에서 병역특례 혜택 첫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사격 10m 공기소총에서만 메달 3개를 땄던 박하준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메달을 추가하면서 한국 남자 사격 간판 선수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을 딴 그는 병역 특례 혜택도 함께 받았다.
박하준은 지난달 27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대회 10m 공기소총 혼성 경기에서 금지현과 짝을 이뤄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0m 공기소총 남자 개인과 단체 은메달, 혼성 동메달 등 메달 3개를 획득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1위 금메달을 따야만 병역혜택이 주어진다.지난 2022년 금지현과 짝을 이뤄 나선 바쿠 사격월드컵에서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 금메달을 땄지만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대회 수상은 병역혜택과 무관하다.박하준은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중 병역 특례를 받은 첫 선수로도 기록됐다.
이번 올림픽 병역특례 2번째 주인공은 임종훈. 한국 탁구가 2012 런던 대회(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추가하는 데 기여한 임종훈과 신유빈 조는 30일(한국시간)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탁구혼합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왕춘팅-두호에켐(홍콩)에 세트스코어 4-0으로 동메달을 땄다.
임종훈은 나이가 꽉 차 오는 8월 중순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할 예정이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입대 확정이었다. 하지만 입대를 20여일 앞두고 올림픽 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경력 단절 없이 계속 탁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임종훈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남자복식 은메달 2개, 혼합복식 동메달을 땄으나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수상자에게만 병역혜택이 주어진다.
병역법 시행령 제68조의 11 예술·체육요원의 추천 등에 따르면 체육 부문에서는 올림픽대회에서 3위 이상으로 입상한 사람,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위로 입상한 사람 등이 예술·체육요원이 돼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예술·체육 관련 특기를 활용해 공익적인 업무에 복무(공익복무)한다.
박하준과 임종훈은 3주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동안 총 544시간동안 사회적 취약계층의 권익 증진을 위한 체육 활동, 미취학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체육 지도·교육 활동,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병무청장과 협의해 인정하는 특기활용 봉사활동 등을 이수하면 군 복무를 마칠 수 있다.
병역혜택 3번째 주인공은 ‘뉴 어펜저스(펜싱+에번저스)’ 도경동.
대회 내내 경기에 나설 기회만 엿보고 있다 단체전 막판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린 도경동은 현역 선수라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도경동은 10월 전역 예정이었으나 전역을 2개월 앞당겨지게 됐다.병역법에 따라 오는 11일 올림픽이 끝나고 귀국 후 예술체육요원 편입신청서를 제출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확인 후 추천하면 바로 전역이 가능하다. 이르면 전역 예정 2개월 전인 8월 중 전역이 가능하다. 경기 후 방송인터뷰에서 병역 혜택 소감을 묻는 질문에 도경동은 “금메달을 목에 건 게 전역보다 감사한 일”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앞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2관왕(혼성전·남자 단체전)’ 김제덕과 유도·태권도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한 안창림과 장준 등 3명이 병역 특례를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병역 특례 대상자가 8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3명으로, 나머지 다섯 명의 선수들은 이미 병역을 마치거나 면제된 상태였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김제덕이 지난달 30일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받았지만 도쿄올림픽 때 병역특례가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수영 자유형 400m 동메달리스트인 김우민 역시 2023 아시안게임 금메달 3개(자유형 400m·자유형 800m·남자 계영 800m)로 일찌감치 병역 특례 혜택자가 됐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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