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간첩 혐의 미국 기자 석방…“나 아니면 못한다”던 트럼프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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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5개국과 러시아가 수감자 24명을 맞교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러시아에서 간첩죄로 징역 16년을 선고받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를 미국에 데려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큰소리쳤는데 이번에 풀려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만이 16개월 동안 러시아에 갇혀 있던 게르시코비치를 석방시킬 수 있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졸지에 빈말을 한 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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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자 ‘조기 석방’에 트럼프 음모론·아전인수까지
푸틴도 트럼프를 안 도와준다?
미국 등 5개국과 러시아가 수감자 24명을 맞교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러시아에서 간첩죄로 징역 16년을 선고받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를 미국에 데려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큰소리쳤는데 이번에 풀려났기 때문이다.
1일 미국·독일·폴란드·슬로베니아·노르웨이는 러시아 쪽 수감자 8명을 풀어주고 미국 등은 러시아가 수감 중이던 자국민들과 러시아 반체제 인사 등 16명을 돌려받았다. 냉전 종식 이래 서방과 러시아가 한 최대 규모의 수감자 맞교환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귀환하는 미국인들의 가족들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이제 잔혹한 시련을 끝내고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이끌어낸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말에 외교적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자신만이 16개월 동안 러시아에 갇혀 있던 게르시코비치를 석방시킬 수 있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졸지에 빈말을 한 게 됐다. 그는 5월 이후 여러 차례 “내가 선거에서 이기자마자 그 기자를 데려오겠다”거나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나를 위해 그렇게 할 텐데,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왜 그는 자기가 대통령일 때 그러지 못했냐”고 했다. 게르시코비치는 바이든 행정부 때 러시아에서 체포됐기 때문에 정확한 말은 아니다. 하지만 석방된 미국인들 중 한 명인 해병대원은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러시아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당의 사실상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석방 협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를 띄워주기도 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해리스 부통령은 연초 뮌헨안보회의에서 적절한 시간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이 문제(수감자 맞교환)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협상 타결이 가능하게 만든 매우 핵심적인 멤버였다”고 했다.
입장이 궁색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석방 협상에 대해 자세히 공개하라며 백악관을 공격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언제 러시아와의 수감자 맞교환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인가?…미국이 그들한테 현금을 주었나?”라며 근거 없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또 “우리가 살인자들과 폭력배를 풀어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때문에 수감자들이 풀려났다는 아전인수와 아부가 섞인 주장을 했다. 그는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난 세계의 나쁜 사람들이 트럼프가 돌아올 것임을 알고 집을 비우기 시작했다고 본다”며 “이는 트럼프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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