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내 업적 10점 만점에 8점…축구협회장은 '국민 욕받이'"

책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 발간

30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회고록 ‘축구의 시대’가 출간돼 판매되고 있다. ‘축구의 시대’는 정 회장이 축구 인생 30년을 되짚어 보며 작년 여름부터 집필한 책이다. 2024.7.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자서전에서 자신의 지난 업적을 '10점 만점에 8점'이라고 자평했다. 또 그는 "협회장은 국민 욕받이"라고 토로했다.

정 회장은 지난 달 26일 발간된 자서전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에서 "누군가 내 임기 도중 이뤄냈던 업적에 대해 점수를 매겨보라고 한다면 10점 만점에 8점"이라며 "나는 점수에 상당히 박한 편이라 내가 8점이라고 하면 상당히 높은 점수"라고 적었다.

그는 협회장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도덕성과 인내심, 참을성을 꼽았다.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등 주요 대회에서 대표팀이 부진하면 온 국민의 원성을 듣는 '국민 욕받이'가 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한 배경에 대해선 "역대 한국 지도자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고 전 세계 어느 협회장이나 유명 클럽과도 접촉할 수 있는 셀럽"이라며 "국내 축구계가 가진 '유리천장'을 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빅리거 비중이 높아지는 우리 대표팀 현실에서 선수들 장악력도 기대할 만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3월 축협이 승부조작 축구인에 대한 사면을 발표했다가 사흘 만에 번복한 '사면 파동'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한 뒤 한국 축구를 위해서 새로운 전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과거 잘못으로 징계받은 축구인들 가운데 충분히 벌을 받은 이들에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동참하고 봉사할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협회의 사면 결정에 대해서 팬들과 언론이 강하게 반대했고, 반대의 강도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셌다"며 "용서하지 못하는 자는 사랑도 못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은 아이돌도 학창 시절의 ‘학원폭력’ 논란으로 퇴출당하는 세상"이라며 "나는 (승부조작 사태의) 구체적 정황을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승부조작을 한 선수들을 축구계에서 단절시키는 것만으로 어른들의 책임을 다했다고 하는 것은 위선적 측면이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사면심사위원회의 판단과 일반 팬들의 눈높이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회장은 '사면 파동'에도 자신이 물러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나를 포함한 모든 임원이 총사퇴하면 너무 큰 파도가 몰려올 것 같았다"며 "이사진이 총사퇴하면 회장 대행을 맡은 사람도 없을 것이고 규정상 보궐선거도 치러야 했기에 축구계에 너무 큰 혼란이 불가피했다"고 썼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