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김영하 작가 글 표절 논란에 결국 '사과문' 게재

김정한 기자 정수영 기자 2024. 8. 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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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와 유료 뉴스레터 서비스 '롱블랙'이 김 작가의 책 '여행의 이유' 중 일부 문장에 대한 표절 여부를 놓고 한바탕 공방전을 치렀다.

하지만 '롱블랙' 측이 지나치게 감정적이며, 작업자들이 김 작가의 책을 읽지 않았다는 해명은 궁색하고 김영하 작가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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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블랙 "의도와 무관하게,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 문장이었다"
소설가 김영하. 2020.2.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정수영 기자 = 김영하 작가와 유료 뉴스레터 서비스 '롱블랙'이 김 작가의 책 '여행의 이유' 중 일부 문장에 대한 표절 여부를 놓고 한바탕 공방전을 치렀다. 롱블랙은 표절이 아니라던 처음 입장을 하루 만에 번복하고 사과문을 게재하며 한발 물러났다.

이번 사태는 김 작가가 지난달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롱블랙이 자사 유료 회원들을 상대로 발송한 홍보 메일 일부를 캡처해 게시하고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김 작가에 따르면 롱블랙 측이 사용한 '인생의 난제가 풀리지 않을 때면 달아나는 것도 한 방법이죠.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일 겁니다'라는 첫 두 문장이 자신의 산문집 '여행의 이유'에 있는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는 문장과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김 작가 측은 "롱블랙 측에 문의했으나 우연이라고 한다, 전혀 잘못이 없어 사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롱블랙 측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표절 의혹을 부인하며 "진상 파악 결과 이번 사유위크 소개글(뉴스레터)을 작성한 콘텐츠팀 리드와 에디터는 모두 해당 책을 읽지 않았다"며 "표현이 도출된 과정은 저희 팀의 협업 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설령 읽지 않고도 비슷한 문장을 썼다 하더라도 이렇게나 일치하는 문장을 사용했다면 적어도 먼저 창작한 사람에 대한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었고, 반면에 "솔직히 누구나 할법한 말이고 글귀이며 굳이 작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문장은 아닌듯한데 이걸 표절까지 엮기엔 무리"라는 의견도 나왔다.

롱블랙 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롱블랙' 측이 지나치게 감정적이며, 작업자들이 김 작가의 책을 읽지 않았다는 해명은 궁색하고 김영하 작가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롱블랙' 측은 다음날인 1일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임미진 롱블랙 대표는 "롱블랙의 일로 독자님들의 마음을 어지럽게 해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특히 롱블랙의 지난 반박 글이 지나치게 감정적이었다고 지적해 주신 부분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서 "(해당 문장이) 저희 의도와 무관하게,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 문장이었다"고 인정하며 "김영하 작가 님 입장에서도 이 문제를 바라봤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저희 입장을 설명하기보다, 먼저 이 사태에 대한 유감의 마음을 전달해야 했다. 작가님을 포함해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롱블랙 측은 앞으로 콘텐츠를 기획, 제작, 발행 및 홍보하는 모든 과정에서 검수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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