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어스 대해부]① 이영신 대표 "AI의료 사업 철학? 일단 돈 되는 것부터"

김승권 2024. 8. 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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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07월30일 09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보험 수가를 이미 받은 분야만 공략했다. 일단 돈되는 사업을 하자는 전략이었다. 그런 점이 빠르게 상장에 성공한 비결인 것 같기도 하다”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458870)(씨어스) 대표는 상장 비결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의료에 연관된 사업의 특성상 보험 수가를 받아야 제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수가가 나온 부분을 빠르게 노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캐쉬카우로 성장한 사업이 구독형 원격 환자모니터링 솔루션 ‘모비케어’다. 해당 사업으로 씨어스는 작년 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전년 4배인 75억원의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16년 차 AI의료 기업, 씨어스...창업 배경은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디지털 의료 시장의 태동기였던 2009년 탄생했다. 이영신 대표 등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무선센서네트워크 연구자들이 원격진료 사업을 위해 만든 회사다.

창업 멤버 대부분은 정보통신(ICT)·AI 관련 전문가들이다. 이에 창업 초부터 AI(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센서 디바이스, 패치 소재 직접 생산 등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면서 시장을 선점했다. 국내 웨어러블 심전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패치용 소재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도 갖췄다. 기술·가격 경쟁력을 확보, 시장 입지를 넓힐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먼저 대박을 낸 제품은 심전도 측정 웨어러블 기기다. 심전도 측정기는 심장에 흐르는 미약한 전류를 기록해 심장이 어떻게 뛰는지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부정맥을 찾을 수 있다. 과거 심전도 측정은 1억원이 넘는 홀터심전도검사기를 갖춘 종합병원에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씨어스 제품은 가격과 편의성을 모두 낮췄다. 1차 의료기관에서 웨어러블 측정기를 환자에게 처방하면 병원 문턱이 낮아져 예방 효과도 커진다. 몸에 계속 붙이다 보니 홀터 보다 정확도도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통상 일회용으로 쓰던 웨어러블 심전도기를 피부 부착 부분만 바꿔 재사용할 수 있도록 차별점을 둔 게 큰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 (사진=씨어스)
제품 기술력은 월등했지만 문제는 유통 방식이었다. 이 대표는 개인 대상의 웰니스 헬스케어 기기와 병의원을 통한 의료기기 시장 중 초기 선점 시장을 고민했다. 고민 끝에 먼저 병원을 통해 ‘레퍼런스’를 쌓기로 결정했다.

디지털 솔루션 도입에 매우 보수적이었던 의료시장 진입을 위해 이 대표는 환자 편의성, 의료인력의 업무 효율성, 임상 유효성, 병원 수익성 등 의료 기기가 갖추어야 할 핵심 요소들을 오랜 기간 검증했다.

보수적인 의료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 대표는 미충족 수요를 해결해서 수가 청구 규모를 키우는 형태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 부정맥 전문의가 없는 동네 의원에서도 심전도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게 인공지능(AI) 기반 심전도 분석 디바이스(하드웨어 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이 대표는 “환자가 병원에 갔을 때 어디 가든 심전도 심질환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1차적인 목표였다”며 “자사 분석 기기와 AI 분석 리포트를 통해 의료진들이 부정맥 등 판단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기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독 서비스로 승부수 띄운 이영신 대표

그렇게 승부수로 띄운 ‘구독 서비스’가 병의원들에게 조금씩 호응을 얻고 있다. 씨어스는 병의원에 심전도 웨어러블 기기와 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무상으로 제공한다. 다만 구독을 통해 병원으로부터 일정 부분 구독료를 받는다.

이 대표는 “분석 기기·소프트웨어를 병원에 무상 제공하고 분석 건마다 쿠폰을 차감하는 구독 모델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며 “이 모델을 통해 병의원과 상생 구도가 만들어졌다. 초기 환자모집부터 연구까지 의료진과 함께 임상연구를 진행하며 SCI급 논문을 내는 등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어스 웨어러블 기기와 소프트웨어 모습 (사진=김승권 기자)
향후 미국처럼 원격의료 정책이 풀리면 본격적인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서비스는 일부 의사들이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심질환자 같은 경우에는 어느 순간 뇌졸중이나 협심 경색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있다가 의심 증상 보일 때 버튼을 누르면 데이터가 바로 의사한테 날아가서 의사가 진단을 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심혈관 질환자의 돌연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는 원격 의료 시장이 있어서 집에다 제품을 배송해주고 자가 측정해서 보내주면 분석기 레포트 주는 방식으로 많이 비즈니스가 되고 있다”며 “국내도 곧 수년 안에는 풀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승권 (peac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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