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물건을 훔치는 행동을 하는 아이의 심리는?
Q. 초등학교 1학년 남아의 엄마입니다.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서 위험한 행동을 잘하는 편이었고 가끔 친구들의 물건을 집에 가져온 적이 있었는데 "경찰이 잡아 간다"고 말도 하고 크게 혼내고 체벌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 그런 일이 없었는데 최근에 마트에서 과자를 훔치다가 걸려서 연락이 왔길래 호되게 혼을 내고 아이랑 같이 가서 비용을 지불하도록 했습니다. 담임교사와 상담을 했는데 친구 관계에서도 양보나 배려가 부족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안 될 때 밀치거나 짜증이나 화를 잘 낸다고 해요. 저희가 맞벌이이기도 하고 불화가 있어서 그동안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못 써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고 훔치는 게 습관이 될까봐 너무 걱정입니다.
A. 아이의 거짓말과 훔치는 행동에 대해 걱정이 되셔서 다소 강하게 훈육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마트에서 물건을 가져온 행동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고 온 것은 아동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잘 대처하셨는데요. 현재 아동의 행동이 부모님의 양육 환경 탓이 아닐까 걱정이 되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실 것 같습니다.
아이가 거짓말이나 훔치는 행동을 했을 때 이것이 습관화가 되거나 심리장애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아이 행동과 환경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훔치는 행동의 원인은 기질적인 요인, 심리 사회적인 요인, 가정환경의 요인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물건을 훔치는 행동의 원인과 대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영유아기 시기에는 내 것과 타인의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므로 단순한 호기심으로 훔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유아기에 호기심으로 처음 훔치는 행동을 했을 때부터 정확하게 정황을 확인하고 명확한 한계를 알려주면서 아이가 타인의 물건에 대한 경계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안되는 행동에 대해 적절한 지도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시] "그게 마음에 들었구나. 그런데 남의 물건을 가져오는 건 절대 안돼!!! 가지고 싶은 게 있을 땐 엄마에게 말해줘. 이건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해."
기질적인 특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충동성이 강하고 소유욕이 높은 아동의 경우에 욕구를 참기 어려워서 훔치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동은 영유아시기부터 자기 조절력을 키우기 위해 부모가 일관성 있는 훈육을 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초기에 기질 조절 문제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아이가 점차적으로 작은 욕구를 참으면 지지하고 보상을 해줌으로써 만족 지연능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습니다.
[예시] 일상에서 급한 성격의 아동이 당장 해달라고 요구할 때 부모가 당장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곗바늘로 시간을 알려주며 "엄마가 지금 설거지 중이니까 여기까지 잠깐만 기다려줘." 라도 말하고 잘 기다린 아동의 마음을 알아주고 격려해줍니다.
도덕적 인식이 부족한지 살펴봐야 합니다. 3-7세 아동은 보상과 처벌의 기준에 따라 행동하는 타율적 도덕성 발달 시기이므로 발달과정에서 문제행동에 대한 적절한 지도가 부족한 경우 양심과 도덕성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동은 스스로 왜 그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판단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부모가 아동의 욕구는 수용하면서 일관성 있게 안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제한하고 대안을 알려주는 훈육이 필요합니다.
[예시] 1번 예시를 참고해주세요. 더불어 일상에서 아이를 존중하는 태도로 가족 관계 내에서 서로의 물건에 대해 물어보고 사용하며 타인의 물건에 대해 소중히 다루는 태도를 모델링 하는 것은 아이가 자연스럽게 타인의 물건을 존중하는 태도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아동과 부모와의 애착 상태나 열등감 등 아이에게 심리적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아동과 부모와의 애착이 불안정한 경우 애정 욕구를 채우기 위한 시도로 물건이나 음식을 소유함으로서 결핍감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일관적이고 강압적이거나 처벌적인 상호작용 양상이 있다면 욕구좌절이나 우울, 분노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아이의 행동문제의 원인이면서 문제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아이가 정서적 지지나 돌봄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부모의 상황을 돌아보고 아이가 어떤 심리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지 대화해 보고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신감이 부족한 경우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훔치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숙제나 학업 등의 과도한 의무로 내재된 불안이 높은 경우에도 훔치는 행동으로 표출되어 긴장을 해소하는 수단이 될 수 있겠습니다.
[예시] "너가 그 행동을 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하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엄마한테 말해봐. 들어줄게." "그런 일이 있었구나..힘들었겠네.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렇지만 몰래 가져간 그 행동은 잘못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니?"
대화를 통해 어떤 동기가 있었는지 아이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감정은 수용하되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한 제한을 하면서 대처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이때 수치심을 자극하는 표현은 삼가하고 다그치지 않으면서 아이가 대화를 통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인식하고 반성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혹여나 또래 집단에서 자녀의 행동을 부추긴 또래가 있었는지, 자녀가 주도적이었는지, 친구의 강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하게 된 것인지 확인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훔치는 행동 지도하기 TIP
-부모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아동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부모가 아이를 존중하는 태도로 영유아시기부터 아동이 자신과 타인의 물건에 대해 적절한 경계를 익힐 수 있도록 한다.
-사소하더라도 문제행동이 나타났을 때 물건을 돌려주도록 하는 등 아동의 행동에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분명하게 훈육한다.
-아동이 인정욕구를 충족하고 성취감을 높일 수 있는 취미나 활동을 마련해준다.
-아동이 한 번 훔치는 행동을 했더라도 이후에 추측성으로 의심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여기까지 아동의 훔치는 행동의 원인과 대처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아동의 훔치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품행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중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문제가 2회 이상 반복되거나 아이가 죄책감을 못 느낀다면 아동심리상담 등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이서현은 숙명여자대학교 놀이치료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놀이심리상담사 2급(한국놀이치료학회), 청소년상담사 2급(여성가족부), 임상심리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센터 일산점에서 아이와 부모가 따뜻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아동심리상담, 놀이치료, 부모양육태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 엄마, 아빠를 위한 전문가 칼럼: tip.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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