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원샷원킬… 대형 군함 격침한 신형 유도무기의 비밀 [박수찬의 軍]
인도태평양에서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미국이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기 위한 무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태평양에서 중국 해군과 해상민병대 활동이 확대되는 것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퀵싱크(QUICKSINK)로 불리는 이 무기는 지난달 19일 림팩에 참가한 B-2 스텔스 폭격기에서 발사되어 표적으로 설정된 미군 퇴역 상륙함을 정밀타격했다. 수적 우위를 앞세워 미 해군에 맞서려는 중국의 의도를 무력화하고, 미국에 새로운 유도무기 옵션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간단한 개조로 새 무기 제작
미군은 이미 하푼 미사일과 장거리 대함미사일(LRASM), 마크48 어뢰 등의 대함 공격용 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굳이 퀵싱크라는 무기를 새로 만든 이유는 뭘까.
해상민병대는 대규모 선단을 구성해서 움직이며, 유사시 전구사령관의 지시를 받아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미 해군과 공군은 하푼을 비롯한 대함미사일로 이들을 공격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미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AGM-158C 장거리 대함 미사일(LRASM)은 적외선 센서로 표적의 외형을 분석, 함정의 제원을 자동 식별하고 사전에 입력된 약점을 파악해 최적의 타격 지점을 찾는 기능을 갖췄다.
전파방해를 비롯한 전자전의 위력을 크게 약화해서 명중률을 높이는 셈이다.
다만 고성능 대함미사일은 항공모함이나 강습상륙함, 구축함 같은 강력한 대함미사일 방어능력과 해상작전 지휘통제 능력을 지닌 대형 함정 공격이 우선이다.
마크48 어뢰는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어서 대형 선박도 단번에 무력화할 수 있다. 하지만 잠수함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1발당 가격이 약 75억 원에 달할 정도로 가격이 높다.
잠수함은 항공기나 군함보다 이동 속도가 느리고, 어뢰를 발사했을 때 잠수함의 위치가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미국으로선 해상민병대를 비롯해 중국 해군을 지원하는 민간선박 등에 사용할 무기의 공백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퀵싱크는 이같은 문제를 쉽게 해결한다. 퀵싱크의 토대가 되는 JDAM은 모든 미 해·공군기지 무기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도무기다. F-35와 F-15EX 등 미군이 쓰는 대부분의 전투기에 탑재되고 있다.
JDAM의 앞부분에 레이더·적외선 영상 탐색기를 장착하면, 바다 위에 떠 있는 선박을 공격하는 퀵싱크로 바뀐다. 그만큼 해상 위협에 대응하는 유연성이 기존보다 높아지는 셈이다.
기존에는 해상 타격에 사용되지 않았던 플랫폼도 유사시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림팩에서 퀵싱크를 격침한 B-2 폭격기는 기존에는 강력한 스텔스 능력을 앞세워 전략적 타격력을 과시해왔다.
하지만 해상에서의 공격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림팩에서 퀵싱크로 표적함을 침물시키면서 유사시 B-2도 해상작전에 참여할 잠재력을 증명하게 됐다.
미군으로선 해상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옵션이 하나 더 늘었고, 중국과 러시아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 증가하는 셈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2022년 기준으로 퀵싱크의 단가는 약 3400만 원이다. 마크48 어뢰와 위력은 같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다만 표적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사한 후 레이더 탐지 및 추적을 피하고자 지그재그식으로 비행하면서 표적에 접근하지는 못한다. 방공시스템을 충실하게 갖춘 군함에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중국 해상민병대나 군사 목적에 투입하고자 징발된 민간선박, 군수지원함이나 소해함을 비롯한 지원함 공격에 퀵싱크가 쓰일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새로운 무기와 더불어 미군은 동맹국과의 합동작전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림팩에서 미군은 일본 육상자위대와 함께 표적함을 공격하는 침몰훈련(SINKEX)을 실시했다.
지난 11~12일에 이뤄진 훈련에서 일본 육상자위대는 12식 지대함미사일을 투입했다. 지난 2012년에 첫 배치된 12식 미사일은 사거리가 200㎞에 달한다.
목표까지 초저공 비행이 가능하며, 자체적으로 표적을 탐지하지 못해도 해상자위대나 항공자위대로부터 표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넘겨받아 초수평선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12식 미사일은 일본 남서부와 대만 사이에 있는 난세이 제도 일대에서 펼쳐지는 일본의 접근거부 전략에 핵심적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난세이 제도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중국 해군이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다.
특히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섬 사이에 있는 미야코 해협은 지난 2008년 11월 중국 해군 함정 4척이 처음으로 이곳을 지나 태평양에 진입한 이후, 중국 군함이 태평양으로 향하는 주요 경유지가 됐다.
일본 방위성은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12식 미사일 사정거리를 1000㎞까지 늘릴 방침이다. 해당 미사일은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으며, 외형도 기존보다 대형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위대가 역할을 확대하고 군사력을 강화하면 미국은 이를 통해 중국 해군의 활동을 견제할 수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단단히 구축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해 비대칭적 경쟁 우위를 얻게 된다. 네트워크를 실시간으로 작동하도록 할 수 있다면 미군의 전력은 한층 강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동맹국의 군사력 강화를 지원하면서 미군과 동맹국의 전력이 유사시에도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다. 연합훈련은 이같은 부분을 강화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미국은 가성비가 우수한 신무기를 개발하는 한편 동맹국의 군사력 증강을 지원하면서 상호운용성 강화를 통해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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