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간판도… 포토 스폿 된 옌볜대학 ‘왕훙벽’[도시풍경]

박윤슬 기자 2024. 8.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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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찾아온 옌볜대학 앞은 화려한 간판 불빛으로 물들고,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간판이 가득한 건물을 배경으로 조명을 세워둔 채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작가들도 여럿 보인다.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옌지시에 위치한 옌볜대학 맞은편 건물은 소위 '왕훙 벽'이라 불리는 인기 포토 스폿이다.

건물 전체를 덮은 화려한 간판도 간판이지만 한국어와 중국어가 혼재해 더욱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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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중국 옌볜=사진·글 박윤슬 기자 seul@munhwa.com

저녁이 찾아온 옌볜대학 앞은 화려한 간판 불빛으로 물들고,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간판이 가득한 건물을 배경으로 조명을 세워둔 채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작가들도 여럿 보인다.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옌지시에 위치한 옌볜대학 맞은편 건물은 소위 ‘왕훙 벽’이라 불리는 인기 포토 스폿이다. ‘왕훙’은 중국에서 인터넷 인플루언서를 의미하며, ‘왕훙 벽’은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으러 오는 명소가 됐다.

건물 전체를 덮은 화려한 간판도 간판이지만 한국어와 중국어가 혼재해 더욱 이색적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중국 내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옌볜조선족자치주는 1952년 설립 이래 한글 전용을 원칙으로 하되 한글과 한자를 병기할 경우에는 한글을 우선 표기하도록 해왔다. 하지만 조선족의 수가 줄어들고 중국이 소위 중화주의를 앞세우면서 이제 점점 옌볜에서 한글과 한국말을 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선족들 또한 중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중국어 교육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일부 조선족 학교는 이미 한국어 설명이 빠진 중국어 과목 교과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촬영노트

한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의외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긴 어려운 곳이다. 한글로 쓰여있는 간판들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조은카페’ ‘약속편의점술집’ ‘심어생화례물점’ 등 낯설고 어색한 문장을 볼 수 있다. 오히려 이런 부분이 한국인에겐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번화가와 차별점이 돼 흥미로운 포토 스폿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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